[TECH NOW] "소 메탄 방귀 줄여 판매하세요"...소 메탄 방귀 탄소배출권 거래한다
[TECH NOW] "소 메탄 방귀 줄여 판매하세요"...소 메탄 방귀 탄소배출권 거래한다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2.01.07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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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트랄, 세계 최초 가축 장내 메탄 감소에 대한 탄소배출권 발행
가축 탄소배출권, 1톤당 80달러 거래...올해 1만 개 탄소배출권 발행 목표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반추동물인 소는 섬유질을 소화할 때 메탄을 발생시키는 미생물이 활성화된다. 소 위장에서 발생된 메탄은 방귀와 트림으로 방출돼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중 14.5%가 축산업 몫이다.

유럽의 한 스타트업이 소의 메탄 방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료 보충제를 개발한 것은 물론, 줄인 소 메탄 방귀에 대한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아 주목받고 있다. 스위스와 영국에서 활동하는 애그테크(Ag-tech) 스타트업 '무트랄(Mootral)'이 그 주인공이다.

무트랄이 개발한 사료 보충제 원료. 마늘과 감귤 추출물 등 천연 재료로 구성됐다 (이미지 출처 : Mootral 유튜브 영상 캡쳐)
무트랄이 개발한 사료 보충제 원료. 마늘과 감귤 추출물 등 천연 재료로 구성됐다 (이미지 출처 : 무트랄 유튜브 영상 캡쳐)

무트랄은 마늘과 감귤 추출물을 활용해 반추동물의 장내 메탄 발생량을 최대 38% 감소시키는 천연 사료 보충제를 개발했다. 알약 형태의 사료 보충제는 위에서 메탄을 발생시키는 미생물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덕분에 무트랄의 사료 보충제는 유지방 함량 등 우유의 성분이나 고기 맛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메탄을 효과적으로 절감한다.

무트랄은 한걸음 더 나아가 메탄 감소량 수치 정량화에 성공했다. 독일과 스코틀랜드, 미국 등의 대학 실험실에 무트랄 사료 보충제의 메탄 저감 효과에 대한 검증을 의뢰했다. 실험 결과에 대한 논문이 발행되면서 공인된 메탄 감소량 수치를 얻은 무트랄은 공식 탄소배출권 인증기관인 '베라(Verra)'에 ‘소 장내 메탄 저감’에 대한 탄소배출권 승인을 요청했다.

베라는 무트랄의 사료 보충제로 키운 젖소 한 마리당 1톤(t)의 탄소 절감 효과를 인정했다. 세계 최초로 소의 장내 메탄 감소에 대한 탄소배출권을 발행한 무트랄은 지난 4월부터 보유한 탄소배출권을 탄소 1톤당 80달러(약 9만 6,160원)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판매한 탄소배출권에 대한 수익금은 다시 농장에게 돌아간다.

지난해 5월 기준, 300개 이상의 탄소배출권을 발행한 무트랄은 올해 1만 개 탄소배출권 발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50만 달러(약 30억 원) 규모의 펀딩을 추진하고 있다.

무트랄 탄소배출권 프로그램 1호 농장 브래즈팜의 우유 브랜드 (이미지 출처 : Brades Farm 홈페이지)
무트랄 탄소배출권 프로그램 1호 농장 브래즈팜의 우유 브랜드 (이미지 출처 : Brades Farm 홈페이지)

농장주 반응도 긍정적이다. 무트랄의 탄소배출권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1호 농장인 영국에 위치한 브래즈팜은 젖소 440마리에게 하루 두 번 무트랄 사료 보충제를 먹인다. 브래즈팜의 농장주 조 타워스는 "무트랄 사료 보충제 사용 후 탄소배출권을 통한 추가 수익을 얻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한 우유를 저메탄 프리미엄 우유로 카페 등에 판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무트랄 사료 보충제의 메탄 저감 효과는 아직 일정한 환경 조건에서 사육되는 특정 젖소 품종에서만 검증됐다는 한계가 있다. 더 많은 가축에 대한 검증을 확대하기 위해 무트랄은 텍사스의 육우 농장에서 1만 2,000마리를 대상으로 메탄 절감 효과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사료 보충제를 섭취한 젖소의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영국에서 150마리 이상의 젖소를 보유한 농가를 대상으로 6개월간 사료 보충제를 무료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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