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가축부터 식물, 사람 질병까지 ‘디지털 코’로 냄새 감지해 막는다
[TECH NOW] 가축부터 식물, 사람 질병까지 ‘디지털 코’로 냄새 감지해 막는다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1.10.18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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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사이언티픽, 질병 냄새 '맡아' 농부에게 알려주는 장치 개발
공기 중의 질병 냄새 농도를 바로 감지해 알림 전송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가축의 질병을 빠르게 탐지하는 일은 축산 농장에게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농장주는 질병이 의심될 때 가축의 침 등 가검물을 채취해 실험실에 분석을 맡기는 PCR 검사를 활용한다. 하지만 PCR 검사는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검사 결과를 얻기까지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영국 스타트업이 공기 중의 냄새로 가축의 질병이나 바이러스를 즉시 식별해 결과를 알려주는 장치를 개발해 화제다.

로보사이언티픽이 개발한 질병 VOC 수집 및 분석 장치 (이미지 출처 : Roboscientific)
로보사이언티픽이 개발한 질병 VOC 수집 및 분석 장치 (이미지 출처 : Roboscientific)

영국의 생명공학 스타트업 로보사이언티픽(Roboscientific)은 밀폐된 공간에서 특정 질병 냄새를 식별해 농장주에게 경고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사람, 동물, 식물 등 모든 유기체는 질병에 감염되었을 때 특정한 냄새를 풍긴다. 이 장치는 밀폐된 공간 안에서 냄새를 구성하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을 수집해 특정 농도에 따라 질병 감염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한다.

이 장치는 공기가 통과할 수 있도록 탄소 패드를 사용해 대기 중에 있는 VOC를 거른다. 검출된 VOC는 10억분의 1 단위로 농도를 식별하는 센서를 사용해 서로 다른 VOC 농도 사이의 패턴을 분석한다. 이상 수치가 검출되면 농부에게 문자나 이메일로 경고하고, 정확히 어떤 질병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 알려준다. 약 1시간 동안 하루에 두 번 공기를 분석해 100%에 가까운 정확도를 자랑한다는 설명이다.

PCR 검사는 가검물을 수집하고 실험실의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질병 감염 여부를 파악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공기 중의 냄새로 질병 정보를 수집하는 이 장치는 검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전달받을 수 있어 잠재력이 크다. 게다가 활성상태인 질병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VOC 지문만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사멸한 바이러스 등 잔류 물질에 반응하지 않아 잘못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훨씬 적다.

육계장에 설치된 장치에서 질병 냄새가 검출되었을때 나타나는 VOC 농도 변화 (이미지 출처 : Roboscientific)
육계 농장에 설치된 장치에서 식별한 VOC 농도 변화 그래프 (이미지 출처 : Roboscientific)

현재 로보사이언티픽은 육계 농장을 위한 VOC 수집 장치를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해당 장치는 5만 마리 육계장의 헛간에서 두 대가 필요하며, 장치당 가격은 약 5천 파운드(약 815만 원)다. 로보사이언티픽은 육계 외에도 젖소의 결핵, 돼지의 바이러스성 질병 등 다양한 축종의 질병을 식별하는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별도의 기계를 개발할 필요 없이, VOC 감지 데이터를 추가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다양한 축종을 위한 서비스 확장이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로보사이언티픽은 VOC 수집 기술로 가축뿐만 아니라 식물, 사람 등 다양한 유기체의 질병 감지를 위한 서비스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창고에 해당 장치를 설치해 양파, 감자 등 작물을 파괴하는 대표적인 바이러스로 알려진 푸사리움(Fusarium)균을 감지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단계에 있다. 또한, 로보사이언티픽은 교실, 비행기 등 밀폐된 공간에서 사람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식별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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