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로봇으로 4만마리 ‘닭똥’ 분석해 질병 확산 알아낸다
[TECH NOW] 로봇으로 4만마리 ‘닭똥’ 분석해 질병 확산 알아낸다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1.08.05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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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애그테크 스타트업 '파로매틱스' 닭 모니터링 로봇 개발
6개 센서 및 카메라를 활용한 머신비전 기술로 닭 분변 분석해 질병 확산 정도 점검
로봇, 하루 8번 축사 왕복...이상 증상 발견되면 핸드폰 알림·영상 전송까지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소형 가축에 속하는 닭을 키우는 농장은 소나 돼지를 기르는 농장보다 훨씬 더 많은 수를 기른다. 이 때문에 닭 농장 관리자는 축사 환경과 닭 건강에 이상 증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해야 한다. 육계 농장의 경우, 한 축사에서 기르는 닭의 수가 약 4만 마리에 달하며, 한 농장에서 여러 개의 축사를 운영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관리자 입장에스는 축사 환경을 관리하고 정비하는 일 외에도, 수만 마리의 닭 상태를 여러 번 확인하는 고된 작업을 매일 해야 한다. 이런 반복되는 고된 작업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스페인 축산 스타트업 파로매틱스(Faromatics)가 개발한 닭 건강과 축사 환경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로봇을 이용하면 된다.

천장에 매달린 로봇을 통해 닭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다  자료=Faromatics
천장에 매달린 로봇 치킨보이를 통해 닭 및 축사의 상태를 살 필수 있다.(이미지 출처 : 파로매틱스)

육계용 계사는 일반적으로 긴 파이프 모양의 식수 및 사료 공급 장치로 수 만 마리의 닭에게 사료와 물을 공급한다. 파이프에 문제가 생기면 육계 성장에도 문제가 생길 뿐 아니라, 바닥에 흐른 잔여물로 세균 번식이 일어난다. 게다가 바닥이 젖으면 닭이 넘어질 확률이 높아져 다리가 부러지는 등 문제가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 파로매틱스는 천장에 매달린 채 이동하며 닭 건강, 사료 및 식수 공급 장치, 온도 등 모니터링 정보를 제공하는 로봇 ‘치킨보이(ChickenBoy)’를 개발했다.

치킨보이는 천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전체 축사를 이동한다. 로봇에는 RGB 컬러센서 3개와 적외선 카메라 3개가 포함된 센서가 장착돼 있다. 로봇은 센서를 활용해 레일을 따라 이동하면서 닭 질병 증상과 장비 결함 요소는 물론, 온도나 습도, 유해가스 농도 등 환경 매개 변수를 끊임없이 점검한다.

로봇은 2시간 동안 25m*100m 크기의 축사를 횡단하며, 충전은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로봇은 하루 여덟 번까지 닭과 축사의 상태를 살핀다. 바닥에서 이동하는 로봇과 달리, 치킨보이는 천장에 매달려 소음 없이 움직여 닭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치킨보이의 가장 큰 장점은 지능형 이미지 분석 기술이다. 치킨보이는 센서를 통해 폐사한 닭과 고장난 장치를 감지할 뿐만 아니라, 딥러닝 기술로 닭의 분변을 분석해 질병 감염 및 확산 가능성을 조기에 발견한다. 분변에서 문제상황이 발견되면, 치킨보이는 농장주에게 축사의 현재 상황에 대한 이미지 및 비디오 트랙을 제공하며 알림을 전송한다.

파로매틱스는 닭 분변을 머신비전 기술로 분석해 질병 확산 가능성을 탐지한다.(이미지 출처 : 파로매틱스)

센서 및 인공지능 기반 치킨보이 기술은 농장 운영자의 노동력을 절감해 생산성을 최적화하고, 가축 질병 등 위험에 조기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 가축 질병 예방은 조류에 처방되는 항생제 부담을 줄여 항생제 내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게다가 천장에 매달린 형태로 닭의 행동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질병 예방을 통해 닭의 삶의 질을 높여 동물복지에도 기여한다.

파로매틱스의 기술력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파로매틱스는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및 스페인 등 해외의 여러 가금류 농장에서 치킨보이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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