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소에게 씌운 마스크...코로나19 아니라 '소 트림' 때문에
[TECH NOW] 소에게 씌운 마스크...코로나19 아니라 '소 트림' 때문에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1.08.18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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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스타트업 '젤프', 소 코에 씌우는 메탄가스 저감기기 개발
메탄가스 배출 감소는 물론 가축 행동·질병 데이터까지 모니터링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소의 목이나 귀, 꼬리 등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가 진화하고 있다. 소의 체온, 행동 등을 분석해 질병을 예방하고 생산성을 늘리는 것을 넘어서, 마스크를 씌워 내뿜는 메탄가스 양을 직접 줄이기 위해서다.

트림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해 발명된 소 마스크 장치  자료=젤프
트림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해 발명된 소 마스크(이미지 출처 : 젤프)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가축의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모든 인위적 배출량의 14.5%를 차지한다. 특히 소는 가축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약 65%를 차지해 가축 중에서도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종으로 꼽힌다. 소는 사육 과정에서 사료, 토지 등 많은 자원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반추동물로 장 내에서 발생한 대량의 메탄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반추동물은 위에서 되새김질하며 음식을 소화하는 동물로, 풀이나 사료 등을 섭취하면서 발생한 메탄을 트림과 방귀로 배출한다. FAO는 반추동물이 장내 발효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가축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39%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축산테크 스타트업 '젤프(Zelp : Zero Emissions Livestock Project)'는 소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직접 소의 코에 필터를 씌우는 웨어러블 기기를 발명했다. 소의 코 위에서 작동하는 장치에는 센서가 내장돼 있어 소가 숨을 쉴 때마다 메탄을 감지한다. 검출된 가스가 일정 수치를 초과하면 장치는 내장된 팬을 활용해 메탄을 흡수하고, 내부 필터를 통해 메탄을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리해 배출한다. 젤프는 해당 장치로 소의 트림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의 50%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에게서 발생한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와 물로 변환되어 배출된다  자료=젤프
소에게서 발생한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와 물로 변환되어 배출된다.(이미지 출처 : 젤프)

젤프의 웨어러블 기기는 소의 동물복지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 장치는 하네스(목줄) 형태로 착용해 소의 입을 막지 않아 호흡이나 먹이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 게다가 해당 장치는 메탄 배출량을 모니터링하는 것 외에도 여러 가축 데이터를 수집한다. 장치에 부착된 GPS로 소의 위치와 행동을 분석하고, 열 감지 기능으로 가축의 발정 및 수태 징후를 적시에 감지할 수 있다. 또한, 가축이 질병에 걸리면 배출하는 메탄 수치에 변화가 생기는 만큼, 각 소의 메탄 방출 빈도와 양을 분석해 소의 질병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다.

젤프는 오는 2022년에 해당 기기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농산물 공급업체 중 하나인 카길(Cargill)과 계약한 젤프는 카길과 계약된 낙농가에 가장 먼저 제품을 공급한다. 카길은 동물복지 및 친환경 규제가 가장 강력한 유럽 낙농가에 젤프의 소 마스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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