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개도국, 기후변화 대응 지출 늘리면 '국가 부도' 위기...부채 탕감 필요
신흥개도국, 기후변화 대응 지출 늘리면 '국가 부도' 위기...부채 탕감 필요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4.04.17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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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개 국가, 기후변화 대응 지출 늘리면 5년 안에 부채 파산 한계치 도달
신흥개도국, 기후변화 대응 자금 마련 어려워...유엔 "새로운 금융 시스템 구축해야"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들이 기후변화 대응이 어려울 정도로 큰 부채를 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홍수로 도로가 잠긴 방글라데시의 모습.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기록적인 부채가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EMDE)들의 기후변화 대응을 가로 막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후변화 대응 지출을 늘리면 국가 부도 위기에 놓이는 EMDE이 상당수였다.

녹색 및 포용적 회복을 위한 부채 구제 프로젝트(DRGR)와 보스턴 대학교가 15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 '개발과 기후에 대한 채무 불이행(Defaulting on Development and Climate)'에 따르면  47개 EMDE가 파리 기후협약 준수와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출할 경우 향후 5년 내에 국제통화기금(IMF)이 정한 부채 파산 한계치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들 47개 국가의 총 인구수는 11억 1천만 명으로, 현재 보건이나 교육보다 대외 부채 상환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위험에 처한 EMDE 중 상당수는 세네갈, 나이지리아, 케냐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EMDE가 파리 기후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약 3조 달러(약 4,169조 원)로 각 국가 내부에서 2조 달러(약 2,779조 원), 외부에서 1조 달러(약 1,390조 원)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과도한 대외 부채 부담으로 이들 국가들의 자금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다.

EMDE의 부채 수준은 지난 2008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 부채 상환 비용은 약 4,000억 달러(약 555조 원)로 역대 최고치에 이를 전망이다. EMDE 중 47개 국가가 파리 기후협약 준수를 위해 자본을 동원하면 오는 2028년 IMF의 대외채무 상환 한도를 초과하는 것 외에 19개 국가의 경우 파산 문제에는 직면하지 않지만 외부 도움 없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유동성 및 재정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위기에 놓인 국가에 대한 부채 탕감과 함께 글로벌 금융 구조 개편, 저렴한 금융 및 신용 개선 확대를 촉구했다.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47개 EMDE이 기후변화 대응과 경제 성장에 투자할 수 있게 부채 탕감이 시급하며, 국제사회가 이들의 부채를 그대로 둘 경우 파리 기후협약의 잠재적 불이행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케빌 갤러거 보스턴 대학교 글로벌개발정책센터장은 "현재 부채 수준을 고려할 때 EMDE가 기후변화 대응 자금을 마련하려면 국가 부도에 다다를 정도로 높은 부채 고통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제 사회의 더 많은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유엔도 EMDE 부채 탕감을 포함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새로운 금융 시스템 구축을 촉구하고 나섰다. 유엔환경계획은 EMDE가 향후 10년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매년 최대 387조 달러(약 53경 6,885조 원)의 공공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이먼 스티엘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연설에서 "EMDE 신흥부채 탕감, 가난한 국가를 위한 더 저렴한 금융, 새로운 국제 금융 재원 마련을 통해 더 많은 기후 금융이 제공돼야 한다"라며 "가장 가난하고 취약한 국가들이 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게 21세기에 적합한 금융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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