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신품 대비 평균 50% 저렴...부품 정보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 선택지 늘려야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자동차 친환경 부품 유통 구조가 투명하지 않고, 판매 및 구매도 매우 좁은 범위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에픽카는 누구나 쉽게 친환경 부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부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판매 범위도 전국적으로 확장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통해 정비 비용을 절감하고 탄소 배출량을 감축해 환경에 기여하는 새로운 자동차 친환경 부품 시장을 열겠습니다."
현대자동차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독립 기업으로 분사한 에픽카는 자동차 친환경 부품을 추천하고 견적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내 시험차 생산공장에서 생산기술 업무를 담당했던 박상균 에픽카 대표는 시험 차량을 생산하고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후 전량 폐기되는 많은 부품을 보며 비효율적이고 자원 낭비라는 생각에 에픽카를 창업했다. 폐기되는 자동차 부품을 가치 있는 자원으로 재활용하기 위해서다.
에픽카는 현재 50개 정비소와 제휴를 맺고 사고 차량을 대상으로 정비를 위한 친환경 부품 추천 및 비용 혜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고가 난 후 정비소에 차량을 맡기면, 정비소에서 사전 견적을 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당 차량에 호환되는 친환경 부품을 선별해 이용자에게 알림톡을 전송한다. 이용자가 부품을 선택하면 정비가 진행되며, 에픽카가 추천한 부품의 전환율은 20%로 높은 수준이다.
에픽카에서 추천하는 친환경 부품은 크게 ▲중고 부품인 재사용 부품 ▲중고 부품을 주재료로 해 재생산한 재제조 부품 ▲국토부 산하 자동차부품협회에서 인증받은 품질인증부품이 있다. 해당 제품들을 사용할 경우 제조사 신품 대비 평균 50%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에픽카는 보험개발원이 선정한 친환경 부품 공급사로, 자동차 보험 가입 시 자동으로 가입되는 친환경 부품 사용 특약 내용에 있는 재사용 부품 및 재제조 부품 사용 시 제조사 신품가의 20%를 환급받을 수 있다. 자차보험 가입 시 자동 가입되는 품질인증부품특약에 의해서도 자기과실 100%인 사고에 대한 보험 처리 시 품질인증부품을 사용하면 제조사 신품가의 25%를 보험사가 환급해 준다.
친환경 부품은 저렴할 뿐만 아니라 안전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없다. 재사용 부품은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외장 부품 위주로 공급하고, 인증을 거치는 재제조 부품과 품질인증부품은 인증기관에서 품질테스트를 거친 후 공급한다.
환경에도 긍정적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재사용 부품 사용시 1개당 평균 48㎏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에픽카는 연간 최대 8,500톤의 탄소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 전국에 친환경 부품 공급사들이 있고, 현장에서 부품도 거래되고 있지만 아직 투명하게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현재 자동차관리법상 정비업자는 제조사 신품 외 대체할 수 있는 부품을 안내해야 하지만, 잘 지켜지지는 않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정비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품 정보를 알 수 없게 된다. 중고 부품 사용을 꺼리는 소비자도 많은데, 도색해서 사용해야 하는 제조사 신품이나 외장 부품 모두 도색 이후에는 육안으로 거의 구분이 불가능하다.
박 대표는 "친환경 부품의 가격적인 혜택이 큰 만큼 이 같은 정보를 아는 사람들만 친환경 부품을 이용하는 실정"이라며 "정비 부품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 선택지를 늘림과 동시에 중고 부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제고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에픽카는 지금까지 2차례의 시드 투자 유치와 더불어 최근 롯데렌탈 및 대형 보험사 등과 친환경 부품 공급 시범 사업을 시작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고 차량 외에 정비소에 방문하지 않은 사용자도 친환경 부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올해 상반기 오픈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전국 모든 정비소와 협력해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며 "에픽카를 통해 부품 폐기와 생산에 드는 비용과 자원, 탄소 배출량을 최대한 줄이고 전 국민의 자동차 보험료를 경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