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기후변화 시대의 해법 '애그테크'...기술 혁신으로 주목받는 '스마트팜' 스타트업
[TECH NOW] 기후변화 시대의 해법 '애그테크'...기술 혁신으로 주목받는 '스마트팜' 스타트업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1.07.15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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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코로나19로 식량위기 심화...스마트팜 산업 급성장
환경 부담 줄인 기술력 각광...우수 스마트팜 기업에 대규모 투자금 몰려
가뭄으로 말라버린 농작물
가뭄으로 말라버린 농작물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최근 들어 전 세계 곳곳에서 폭우와 폭염 등 이상기후가 기승을 부리면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농작물 피해는 밥상 물가 급등으로 이어져 전 세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식량 문제는 이제 당장 눈앞에 닥친 인류의 위기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세계 각국과 기업의 탄소중립 움직임은 꼭 필요한 변화지만 장기적인 목표라 당장의 해결책은 되기 어렵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식량 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유력한 방법은 혁신적인 기술이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환경 부담을 낮추고 농업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팜이 주목받는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어그펀드’에 따르면 전세계 애그테크 투자 규모가 지난해 310억 달러(약 35조 원)로 지난 2010년 4억 달러(약 4,700억 원) 대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 위기 우려뿐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커진 식량안보 문제가 시장 확대에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팜 기술은 사물인터넷(IoT) 및 첨단 기계 기술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은 물론, 수경재배 기술을 적용하거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환경에 대한 악영향을 줄이는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친환경적인 스마트팜 기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스마트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수직 농업은 오는 2024년 30억 달러(약 3조 4,395억 원) 규모로, 연평균 2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워리파밍 실내농장 자료=바워리파밍
바워리파밍 실내농장(이미지 출처 : 바워리파밍)

◆기업가치 23억 달러...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스마트팜 스타트업 '바워리파밍'

뉴욕 맨해튼에 본사를 둔 '바워리파밍(Bowery Farming)'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팜 스타트업이다. 지난 6월 3억 달러(약 3,344억원)의 시리즈 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현재 기업가치는 약 23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에 달한다.

바워리파밍은 채식주의에 찬성하는 해외 유명인들도 투자에 대거 참여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할리우드 배우 나탈리 포트만, 싱어송라이터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이 투자에 참여해 화제를 모은 바워리파밍은 올 상반기 스팩(SPAC) 상장을 예고했던 에어로팜의 2배 가까운 기업가치로 발돋움했다.

바워리파밍이 빠르게 인정받은 배경은 수직 농법과 정밀 농업을 융합한 차별화된 생산성 덕분이다. 수직 농법이란 실내 공간에서 다층 선반을 이용해 식물을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정밀 농업은 ICT를 활용해 빛, 온도, 습도 등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생산량을 최대화하는 방식이다. 현재 바워리파밍이 생산한 농작물은 미국 내 850개 식료품점에 납품되고 있으며, 지난해 1월 이후 현재까지 월마트, 홀푸드마켓 등 오프라인 소매업체를 대상으로 한 매출은 750% 이상 증가했다. 아마존 프레시 등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한 매출은 300% 이상 늘었다.

바워리파밍은 투자 자금을 ▲스마트 실내농업 네트워크의 미국 전역 확장 ▲기술력 강화 ▲인재 채용 ▲다양한 농산물 유통을 위한 연구와 상품혁신 지원 등 네 가지 부문에 사용할 예정이다. 올해 1월 영입한 이인종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과거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에어로팜 본사 자료=에어로팜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에어로팜 본사(이미지 출처 : 에어로팜)

◆스팩(SPAC) 통해 우회상장 노리는 ‘농업계의 애플’ 에어로팜

미국 뉴저지주에 본사를 둔 스마트팜 기업 '에어로팜(Aerofarms)'은 지난 4월 비상장 기업의 인수·합병만을 목적으로 하는 '스팩(SPAC)' 합병으로 주식시장에 입성을 타진하고 있다. 스팩 합병 당시 에어로팜의 기업가치는 12억 달러(약 1조3591억 원)로 평가됐다.

분무 수경재배 기술을 활용하는 에어로팜은 여러 스마트팜 기업 중 기술적으로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스마트팜은 수경재배 방식으로, 흙 없이 식물을 기를 수 있지만 물이 많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에어로팜은 한 단계 더 발전한 방식인 '에어로포닉' 기술을 개발해 ‘농업 분야 애플’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에어로포닉 방식은 특수 제작된 천 위에 작물을 키우면서 천 사이로 내려온 뿌리에 분무기로 물과 영양분을 공급해 ‘분무식 재배 시스템’이라고도 한다. 일반 농사보다 95%, 수경재배보다 40% 물을 적게 사용한다. 또한, 뿌리가 항상 노출돼 있어 수조에 물과 영양분을 항상 채워 넣는 방식보다 생육이 빠르며, 경제성도 높다.

에어로팜은 이 기술로 지난해 농산물 약 907톤(t)를 생산했으며, 올해는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아부다비에 9억 8,361m² 규모의 세계 최대 실내 수직 농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에어로팜의 스팩 상장 추진은 올해 최대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도 연관이 깊다. ESG는 기업의 재무적 요소 외 사회적·윤리적 가치를 말한다. 에어로팜은 펄 에너지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만든 ‘지속가능 스팩(sustainable SPAC)’ 스프링 밸리와 합병했다. 합병으로 연구·개발 투자금 3,500만 달러(약 401억 원)을 유치할 예정이다.

현재 홀푸드마켓, 아마존 프레쉬, 숍라이트, 프레쉬다이렉트 등에 에어로팜의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스타트업 플렌티의 독특한 수직 농업 시스템 자료=플렌티
스타트업 플렌티의 독특한 수직 농업 시스템(이미지 출처 : 플렌티)

◆진짜 수직 농업 기술로 재배 면적 99%를 줄인 '플렌티'

뉴욕에 본사를 둔 미국 스마트팜 스타트업 '플렌티(Plenty)'는 재배 시스템을 위로 층층히 쌓는 기존의 수직 농업 방식 대신 재배 시스템을 수직으로 세우는 방식으로 농작물을 키운다. 플렌티는 ‘진짜’ 수직 농업 방식으로 재배 면적을 99% 이상 줄였다. 동일한 토지에서 생산하는 농작물 수확량은 기존 재배 시설의 최대 360배에 이른다.

수직으로 세운 플렌티의 재배 시스템으로 비료와 물이 공급되고 그사이 LED 패널에 의해 광합성에 필요한 빛이 제공되는 방식이다. 사용된 물은 95% 이상 재활용할 수 있다. 관리 및 재배 과정은 대부분 자동화돼 있으며 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통제된다.

플렌티는 기술 업계의 거물들의 잇단 투자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전펀드를 운영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에릭 슈미츠 구글 전 최고경영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이 투자했다. 누적 투자액은 5억 4,000만 달러(약 6,186억 원) 이상으로 캘리포니아에 있는 400개 상점에 수확한 작물을 팔기 위해 계약을 마쳤다. 또 캘리포니아 컴프턴 지역에 신규 실내 수직 농장을 추가 건설할 예정이다. 현재 플렌티가 재배한 작물은 아마존 프레쉬, 인트라카트 등에 유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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