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가축분뇨에 내리치는 인공번개, 메탄과 악취 줄인다
[TECH NOW] 가축분뇨에 내리치는 인공번개, 메탄과 악취 줄인다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1.12.23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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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스타트업 엔투어플라이드, 인공번개로 메탄 99%·암모니아 95% 제거
영국 등 유럽 축산농장에서 인공번개 효과 검증...지난 10월 약 202억 원 투자금 유치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소 한 마리가 하루에 배출하는 분뇨는 사람 16명분에 이르며, 이산화탄소보다 21배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발생시켜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 분뇨를 퇴비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초미세먼지와 악취를 유발하는 물질인 암모니아가 대량 발생한다. 설상가상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곧 해결될 수도 있다. 해결책은 번개다. 노르웨이 스타트업이 가축분뇨의 메탄과 암모니아 배출량을 최대 99% 줄이는 인공번개를 개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인공번개로 가축분뇨의 메탄과 암모니아 발생량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기계 N2의 모습 (이미지 출처 : 엔투어플라이드 홈페이지)
인공번개로 가축분뇨의 메탄과 암모니아 발생량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기계 N2의 모습 (이미지 출처 : 엔투어플라이드 홈페이지)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애그테크 스타트업 '엔투어플라이드(N2 Applied)'는 인공번개로 가축 배설물의 메탄과 암모니아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기계 'N2'를 선보였다. 가축분뇨를 모은 밀폐 통에 50kW의 인공 플라스마로 폭발을 일으켜 분뇨에서 더 이상 메탄과 암모니아가 방출하지 않도록 고정한다. 엔투어플라이드에 따르면 N2의 인공번개로 메탄 발생량이 최대 99%, 암모니아 발생량은 최대 95%까지 줄어든다.

N2에서 플라스마 처리된 가축분뇨는 질소의 양이 두 배로 증가하고, 처리 전 8이었던 수소이온농도(pH)가 6 이하로 떨어진다. 풍부해진 질소산화물이 가축분뇨에서 암모니아가 배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낮아진 pH수치 덕분에 메탄을 발생시키는 미생물의 분해가 멈춰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줄인다. N2에서 최종 배출되는 무취의 갈색 액체는 일반 질소 비료보다 질소 함량이 두 배 많은 고품질 유기 비료로 활용된다. N2로 가축분뇨를 처리하면 메탄 발생량과 악취 감소 효과는 물론, 농산물 수확량 개선에도 연결돼 일거삼득이다.

현재 엔투어플라이드는 영국의 3개 농장을 포함해 덴마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의 여러 축산농장에서 인공번개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영국 버킹엄셔의 한 농장에서 젖소 200마리의 분뇨를 처리하고 있는 엔투어플라이드는 N2 한대로 매년 199톤(t)의 탄소를 줄이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N2의 정식 상용 모델은 2022년 6월 출시될 예정이다. 농장 규모에 맞게 N2의 수를 늘릴 수 있도록 모듈식 형태로 선보이며, 소뿐만 아니라 돼지 등 모든 축종의 분뇨 처리에 활용할 수 있다. 가격은 중형 트랙터와 비슷할 전망이다.

기술의 친환경성과 혁신성을 인정받은 엔투어플라이드는 지난해 8월 유럽혁신위원회로부터 250만 유로(약 34억 원)의 ‘그린딜(Green Deal)’ 펀드를 유치했다. 지난해 2월 7,440만 크로네(약 97억5천만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한지 20개월 만인 지난 10월에는 EU의 유럽혁신위원회(EIC)로부터 1,500만 유로의(약 202억 원)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EIC가 벤처기업에 투자한 보조금 중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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