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리는 기술들] 햇빛을 우주로 반사시켜 지구 온도 낮추는 SRM
[지구를 살리는 기술들] 햇빛을 우주로 반사시켜 지구 온도 낮추는 SRM
  • 배수영 기자
  • 승인 2022.05.02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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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M, 햇빛 반사시켜 지구 온도 낮춰...다양한 방법으로 구현 가능
화산 폭발로 지구 온도 감소...인공화산 SRM 과학적으로 실현 가능해 
SRM 예측불허 부작용 우려 커...급격한 기후변화 위험 극복해야 

[편집자 주] 지구 온난화로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가 나타나고 있다. 짙어진 온실가스와 도시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무분별한 벌목 등으로 훼손된 지구는 연일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전 세계 국가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아직은 구호에 그치며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기대를 갖게 하는 건 기술이다. 지구 온난화 해결을 위한 다양한 연구가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고 지구를 건강하게 되돌릴 유망 기술들을 소개한다.

[데일리원헬스=배수영 기자] 지구 온난화로 달궈진 지구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뜨거워진 지구 탓에 지금껏 본 적 없던 기후변화의 여파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열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탄소 배출을 규제하는 등 여러 방법이 동원되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수가 없다. 그렇다면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 열을 줄이면 지구 온난화가 해결되지는 않을까? 뜬금없는 소리 같지만 실제로 이 방법이 효과가 있다.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을 인위적으로 반사시켜 온도를 낮추는 방법, 바로 '태양 복사 조절 기술(SRM:Solar Radiation Management)'이다.

 

◆ SRM, 햇빛 반사시켜 지구 온도 낮춰...다양한 방법으로 구현 가능

 SRM은 알베도를 이용한 기술이다. 알베도는 물체나 표면에 의해 반사되는 태양 복사의 비율이다. 알베도가 높을수록 햇빛을 많이 반사시킨다. 하얀 눈의 경우 알베도가 0.7을 웃돌아 햇빛의 70% 이상을 반사시킨다. 스키장이나 썰매장에서 반사되는 햇빛에서 눈을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나 고글을 착용하는 이유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알베도를 이용하는 기술이 SRM이다. 지구 표면 알베도를 인위적으로 증가시켜 태양 복사를 우주로 반사시키는 것이다. 햇빛을 덜 받는 만큼 지구 온도는 낮아지는 이 기술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구현할 수 있다.

▲거대한 반사판을 설치해 우주로 햇빛을 반사시키는 방법 ▲바닷물을 이용해 인공 구름을 만들어 이 구름으로 햇빛을 반사시키는 방법 ▲건물의 지붕이나 옥상을 하얀색으로 칠해서 햇빛 반사율을 높이는 방법 등이 있다.

과학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방법은 ‘인공화산’으로, 화산재가 성층권에서 햇빛을 반사시키는 효과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성층권에 물질을 뿌려 지구에 들어오는 햇빛을 막는 것이다.

◆화산 폭발로 지구 온도 감소...인공화산 SRM 과학적으로 실현 가능해 

실제 화산 폭발로 지구 온도가 감소한 기록이 있다. 바로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 사건으로, 지하 32km에서 마그마가 상승해 화산성 지진과 함께 폭발을 일으켰다. 이 폭발로 다시 800여 명이 사망하고, 가옥 8,000여 채가 파괴되거나 매몰됐다. 이재민만 약 40만 명이 발생해 피해규모가 상당히 큰 화산 폭발 사건으로 꼽힌다. 당시 분출된 아황산가스가 성층권까지 도달해 태양광을 반사시키거나 흡수해 1991년부터 1993년간 지구의 평균 기온이 0.5도 정도 떨어졌다.

비슷한 사례로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폭발이 있다. 이때도 화산 폭발 후 1~3년 동안 전 세계 연평균 온도가 5도 정도 낮아졌다. 인공화산 SRM은 이 원리를 이용해, 햇빛을 잘 반사시키는 탄산칼슘을 거대한 풍선에 담아 성층권에서 터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 당시 모습이다.​​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 당시 모습

실제 지난 2019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팀과 국립 해양 대기 관리청은 이 방법으로 최대 3년간 태양빛을 반사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연구팀은 연간 11조 원 정도면 지구 온난화로 상승한 기온 전체를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2,000만 달러(약 224억 원)를 지원하면서 실험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하버드 연구팀은 성층권에 탄산칼슘을 뿌려 햇빛을 차단하는 것은 테스트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 과학적 사실이 확실하다는 입장이다. 성층권에 풍선을 띄우는 일은 매우 흔한 일로 구글이 인터넷 접속을 확장하기 위해 35개 이상의 풍선을 발사했고, NASA(미국 항공우주국)는 매년 10개 이상의 풍선을 발사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환경 단체가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이유로 반대해 실험은 진행되지 못했다.

◆SRM 예측불허 부작용 우려 커...급격한 기후변화 위험 극복해야 

과거 피나투보 화산 폭발이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는 했지만, 지구의 열순환 체계가 망가져 큰 가뭄을 야기했다. 인도네시아는 탐보라 화산 폭발 후 여름철에 폭설이 발생했으며 이듬해에는 여름이 없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기아와 질병 등으로 약 8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SRM은 지구의 온도만 낮출 뿐 근본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소시키지 않기 때문에 예측 불허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6차 평가 보고서를 통해 “SRM으로 인한 냉각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막지 못하거나 인위적 배출이 일어난다”라며 “물의 순환 체계도 변화시켜 더 급격한 기후변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달 20일 콜린 칼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발표한 논문에서 “SRM로 기온이 빠르게 하강하면 말라리아를 옮기는 아노펠레스 모기가 증가할 것”이라며 “지구를 냉각시키는 것이 사람을 구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지만 정반대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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