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사업가 카를로스 슬림 최다 배출 1위...기후변화 피해는 빈곤 지역에 집중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전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억만장자 단 12명이 일반 가정 210만 가구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구호활동기구 옥스팜(Oxfam)과 영국 언론 가디언이 발표한 '대규모 탄소격차(The great carbon divide)'에 따르면 제프 제조스와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등 전 세계 최고 갑부로 꼽히는 이들은 단순히 부유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환경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초호화 요트와 개인 전용기, 거대 저택을 소유하며 호화로운 생활 속에서 막대한 이산화탄소를 내뿜었다. 실례로 제프 제조스 아마존 회장은 최근 5억 달러(약 6,495억 원)를 들여 길이 127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요트를 제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요트의 탄소 배출량은 연간 최소 약 7,154톤(t)에 달한다. 이 같은 초호화 요트는 운행 없이 정박만 하는 데도 연간 약 7,0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하지만 이산화탄소 배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들 억만장자들의 투자였다. 이들은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화석연료 기업 등에 투자하며 1인당 평균 3.1톤의 탄소를 배출했다. 이는 소득 기준, 전 세계 인구 하위 90%의 평균 배출량보다 100만배 이상 높은 것이다. 호화로운 생활로 탄소를 직접 배출하는 것에 더해 투자로 더 막대한 양을 간접 배출하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12명의 억만장자들은 호화로운 생활과 투자 활동 등으로 1년에 4.6개의 화력 발전소와 일반 가정 210만 가구가 내뿜는 온실가스와 동일한 양을 배출했다.
12명의 억만장자 중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한 사람은 멕시코 사업가 카를로스 슬림 텔맥스텔레콤 회장이었다. 빌 게이트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제프 제조스 아마존 회장, 레리 페이지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구글 창업자,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등이 뒤를 이었다.
알렉스 메이틀랜드 옥스팜 불평등 정책 고문은 "억만장자들은 요트와 개인 제트기로 엄청난 양의 탄소발자국을 남기지만 이는 투자로 인한 탄소 배출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며 "대다수 억만장자들이 화석연료 기업 투자를 선호하며 이것이 막대한 탄소 배출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억만장자들은 일반인보다 최대 백만 배나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피해는 기후변화에 가장 작은 영향을 미치는 가난한 지역 사회에 집중되고 있다"라며 "이러한 격차는 매우 불공평하고 부도덕하다"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