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어미 돼지 몸에 패치 하나만 부착하면 새끼 돼지 압사 줄일 수 있어요!
[TECH NOW] 어미 돼지 몸에 패치 하나만 부착하면 새끼 돼지 압사 줄일 수 있어요!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3.11.07 13: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와인테크, 모돈에 진동 전달해 움직임 유도 장치 개발...자돈 울음소리 원인 판별
자돈 폐사율 30% 감소, 생산성 향상...농장 관리 효율성 높여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갓 태어난 새끼 돼지는 어미 돼지에게 깔려 압사하는 경우가 잦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모돈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좁은 면적의 분만 틀이 사용되고 있지만, 돼지에 스트레스를 유발해 동물복지를 위협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현재 동물복지 양돈농장 인증 기준에서도 분만돈 사육과 관련한 조항이 마련돼 있다. 분만 예정일 6일 전부터 분만 후 4일까지는 일시적으로 모돈과 자돈의 안전을 위해 분만틀 사육이 가능하지만, 그 외 기간에는 분만틀을 이용할 수 없다. 또, 분만 5일 이후에는 분만돈이 최소한 한 방향으로 몸을 돌릴 수 있어야 한다. 즉, 분만돈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에서 사육하거나 대체 사육시설을 이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출산한 어미 돼지가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개발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9년 동물관련저널 '애니멀'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축사에 모돈과 자돈을 분리하는 프레임을 설치하고 프레임별 조명과 온도를 달리하면 자돈이 모돈과 분리된 공간에서 머무는 시간을 높여 압사 사고를 줄일 수 있다. 

미국 스타트업 스와인테크(SwineTech)도 새끼 돼지의 압사를 방지하는 스마트 기술 '스마트가드(SmartGuard)'를 개발했다. 스마트가드는 음성인식 및 인공지능(AI) 기반 센서, 카메라 등을 통해 자돈의 위험 상황을 파악하고 모돈의 움직임을 유도한다.

모돈에 스마트가드 패치를 부착한 모습(이미지 출처 : 스와인테크)

스마트가드는 모돈의 몸에 부착하는 패치와 자돈의 울음소리를 듣고 모돈에 진동을 전달하는 장치로 구성돼 있다. 지난 2018년 제품 첫 출시 당시에는 패치가 아닌 벨트를 모돈에 부착하는 방식이었지만 이후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웨어러블 패치로 대체됐다.

먼저, 음성인식 센서로 자돈 울음소리를 판별한다. 소리의 높낮이, 음량, 지속시간을 모니터링해 평상시 내는 소리인지, 위험 상황에서 내는 소리인지 97%의 정확도로 구분할 수 있다. 자돈이 위험한 상태인 것으로 판별되면 모돈에 부착된 패치에 진동을 보내 모돈이 일어나거나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 자돈을 보호한다.

모돈의 90% 이상이 진동 신호를 받자마자 일어서며, 스마트가드 적용을 통해 자돈 폐사율을 30% 가량 줄일 수 있다. 패치에 진동이 전송된 후 8초 이내에 모돈의 움직임에 변화가 없으면 진동이 자동으로 재전송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돈이 움직이지 않을 경우에는 온라인이나 장치를 통해 관리자에게 알려 즉각 조처할 수 있도록 한다.

스와인테크의 스마트가드 장치 (이미지 출처 : 스와인테크)

자돈이 모돈에 의해 압사당할 위기에 처했을 때 농장 관리자가 직접 가서 모돈을 자돈으로부터 떼어내는 과정에서 모돈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스와인테크의 실험 결과, 진동으로 모돈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스마트가드는 돼지에 일시적으로 자극을 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돼지에 해가 되지 않으며 모돈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데 가장 높은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가드는 모돈과 자돈의 모니터링을 위해 별도 인력이 투입되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진동 제어 장치는 100달러(약 133만 원), 일회용 패치는 5달러(약 6,6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스와인테크는 지난 2018년 미국 경제 잡지 포브스가 개최하는 애그테크 대회에 참가해 혁신 아이콘상 수상에 이어 2020년에는 6만 달러(약 7,980만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등 기술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다.

매튜 루다 스와인테크 최고경영자(CEO)는 "스마트가드가 새끼 돼지 폐사율을 낮추고 생산성을 향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스와인테크의 기술을 통해 자돈과 모돈을 건강하게 돌보고 농장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