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태양과 습한 공기만 있으면 식수 OK!...연간 탄소 배출량 2톤↓
[TECH NOW] 태양과 습한 공기만 있으면 식수 OK!...연간 탄소 배출량 2톤↓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4.02.16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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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물루스, 습도 이용해 식수 만드는 태양열 기반 급수기 개발
연간 최대 플라스틱 250㎏∙이산화탄소 2톤 줄여...지구온난화 대응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기후변화와 함께 세계 물 부족 문제도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자원연구소(WRI)가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칠레, 벨기에, 그리스 등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거주하는 25개국이 극단적으로 높은 물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으로 높은 물 스트레스는 사용 가능한 물 공급량의 80% 이상을 사용하고 있음을 뜻한다.

물 부족 문제는 식량 위기로 연결된다. 물 스트레스 증가는 쌀, 옥수수, 밀 등 식량 생산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구 증가에 따라 식량 수요량이 커지는 상황에서 물 부족으로 인한 식량 공급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튀니지 스타트업 쿠물루스(Kumulus)는 물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물을 생산하는 '쿠물루스-1'을 개발했다. 태양열을 이용해 공기 중의 수증기를 응축한 뒤 식수로 전환해 물을 만드는 급수기다.

공기 중의 수증기를 응축해 식수를 생산하는 쿠물루스의 '쿠물루스-1'(이미지 출처 : 쿠물루스)

쿠물루스-1은 태양열을 기반으로 작동돼 전력 공급이 어려운 아프리카의 외진 지역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일 최대 20명이 마실 수 있는 양 30리터(L)의 식수를 생산할 수 있다. 기계 상단에 있는 헤드로 수집한 수증기가 포함된 공기는 내부에 있는 4개의 필터를 통해 이물질을 여과한 후 이슬점 이하로 냉각되는 과정을 거쳐 물로 재탄생한다. 건조한 공기는 밖으로 빠져나가고 전환된 물은 입자나 박테리아가 없도록 여러 번 여과 과정을 거쳐 내부에 저장된다.

현재 쿠물루스-1은 식수 공급이 부족한 튀니지의 한 초등학교에 설치돼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학교뿐만 아니라 기업, 호텔 등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호텔에서는 플라스틱병에 담긴 생수 없이도 식수를 제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쿠물루스에 따르면, 쿠물루스-1 이용으로 연간 최대 250㎏의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다. 플라스틱병 생수 사용을 줄여 매년 생산 및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톤 이상 감축할 수 있다. 점차 확보하기 어려워지는 식수 문제를 넘어 플라스틱 사용 감소를 통해 지구 온난화에 대응할 수도 있다.

쿠물루스-1의 내부 작동 원리(이미지 출처 : 쿠물루스)

쿠물루스-1은 구매 또는 구독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급수기에서 생산되는 물의 양에 따라 이용료를 지불한다. 급수기 구매 비용은 4천 유로(약 563만 원)이며, 연간 유지 보수 비용이 추가된다.

쿠물루스의 주력 시장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다. 물을 생산하는 데 습도가 높은 곳이 유리해 습한 지역에 우선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튀니지,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시장 진출에 집중할 계획이며 현재 서비스 공급 예정 지역에서 생산할 수 있는 식수 양을 예측하기 위해 기상 조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이헵 트리키 쿠물루스 최고경영자(CEO)는 "물 생산을 위해 투입되는 자원인 공기 중 수증기는 풍부하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전력 공급을 위한 비용만으로 귀중한 물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쿠물루스-1의 최대 장점"이라며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지속 가능한 식수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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