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 사육·선별·도축까지 ‘AI’가 다 한다...축산업계에 부는 AI 바람
가축 사육·선별·도축까지 ‘AI’가 다 한다...축산업계에 부는 AI 바람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4.03.21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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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가축 상태 분석해 데이터 제공...농가 생산성 높이고 고품질 축산물 생산
품질 균일화 위해 AI로 원육 선별...도축 공정까지 자동화∙무인화해 인력난 해소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대표적인 낙후 산업인 축산업에 인공지능(AI) 바람이 불고 있다. 축산테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가축 사육부터 원육 선별, 도축 등 전 과정에서 AI가 활용되며 국내 축산업을 혁신하고 있다.

한국축산데이터의 AI 기반 가축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팜스플랜'(이미지 출처 : 한국축산데이터)
한국축산데이터의 AI 기반 가축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팜스플랜'(이미지 출처 : 한국축산데이터)

가축 사육에 적용된 AI는 가축 질병 예방과 농가 생산성 향상을 이끌고 있다. 한국축산데이터의 AI 기반 가축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팜스플랜'이 대표적이다.  팜스플랜은 CCTV를 통해 가축을 모니터링한 데이터를 AI로 분석하고 수의사의 정기 검진 등을 통해 가축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관리한다. AI는 가축 개체 수, 체중 등 개별 객체 데이터를 제공해 가축 상태를 쉽게 파악하고 이상 징후를 신속하게 감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동안 축산업이 농장주의 경험과 지식에 따른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이뤄져 노동집약적, 경험집약적이었다면, AI 적용으로 디지털화된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해 농가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농장주는 AI가 분석한 가축의 적정한 출하체중 도달률, 증체량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축을 사육해 폐사율은 최대 67% 줄이고, 생산성은 최대 30% 높일 수 있다. AI가 전문가의 합리적 의사결정 토대를 제공해 가축을 더 건강하게 기를 수 있게 됐다.

혜택은 소비자에게도 돌아온다. 개체마다 다르게 생산되는 원육 규격 및 품질을 고르게 생산해 소비자는 더 높은 품질의 축산물을 맛볼 수 있다.

설로인의 원육평가시스템 화면(이미지 출처 : 설로인)

한우 브랜드 설로인은 동일한 등급과 부위의 한우라도 매번 달라지는 맛에 대한 해답을 좋은 원육 선별에서 찾고, 그 방법으로 AI 기술을 도입했다.

매일 8만여 곳의 농장에서 경매시장으로 오는 육류를 엄선한 후 AI를 활용해 육류를 선별한다. 이미지를 분석해 정보를 생성하는 비전 AI 기술로 육질, 육량 등을 분석한다. 특수 설계된 카메라는 고기를 360도로 스캔해 고기의 마블링과 육색 등 육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와 제품 규격을 자동으로 인식해 분류한다. 

AI는 추출된 데이터를 종합해 고기 품질을 평가하고 가격을 책정한다. 설로인이 확보한 약 20만 장의 소고기 이미지 데이터가 기술력을 뒷받침한다. 이를 토대로 고기 맛과 품질을 안정화해 소비자에게 균일한 품질의 고기를 제공할 수 있다. 

로보스의 도축 자동화 솔루션(이미지 출처 : 로보스)
로보스의 도축 자동화 솔루션(이미지 출처 : 로보스)

원육을 생산하고 선별하는 과정뿐만 아니라 도축하는 단계에서도 AI 기술이 활용된다. 로보스는 250만 장의 데이터를 확보해 로봇의 돼지 도축에 적합한 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중량이 각기 다른 개체의 외형을 AI가 학습해 작업 부위를 스스로 판단한 후 로봇이 작업한다. 

로보스가 개발한 생체비전 AI 기술은 하이브리드 로봇 시스템과 연계돼 구동한다. 돼지 목, 치골, 복부, 가슴뼈, 등뼈 등을 절단하는 로보스의 로봇 3종은 AI가 설정한 좌표대로 도축 작업을 진행한다. 생체 인식 데이터와 객체인식 기술로 80~130kg 범위에서 가변적인 국내 양돈 사양을 최적으로 제어한다.

기존에 도축 작업의 자동화가 어려웠던 이유는 가축 형태가 표준화돼있지 않아 개체 외형을 모두 스캔해 3D이미지를 생성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로보스는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돼지 코나 귀 등 외형을 보고 뼈∙근육 위치를 추정할 수 있게 했다. 지속적인 AI 학습으로 도축 공정을 자동화∙무인화하는 전략이다. 도축 공정이 자동화∙무인화되면 업계의 인력난 문제를 해소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는 "가축 건강 관리 등 축산업에 AI를 접목해 노동력 부족 문제 등 기존 축산업의 한계를 보완하고 더 높은 품질의 축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라며 "축산업의 디지털화는 농가 생산성을 향상하는 등 국내 축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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