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호주까지 진출한 ‘K-축산’, 해외 축산 발전 이끈다
동남아∙호주까지 진출한 ‘K-축산’, 해외 축산 발전 이끈다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4.03.26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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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4차 산업혁명 전환 기술 선정...베트남 최초 비대면 가축 수의 진료 서비스 공급
소 메탄가스 배출 측정 캡슐 수출...호주 저탄소 인증시장 진출 목표
네팔에 젖소 원조...국내 선진 낙농 기술 보급 위한 마을 건립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최근 해외에서 국내 축산 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네팔 등 동남아시아는 물론 호주에까지 K-축산 기술을 전파하고 젖소를 지원하는 등 해외 축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축산테크 스타트업 한국축산데이터의 가축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팜스플랜'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말레이시아 정부의 4차 산업혁명 전환(IR4.0) 기술로 선정됐다. IR4.0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빅데이터, AI 등 혁신 기술을 선정해 현장에 보급하는 사업이다. 팜스플랜을 적용하는 현지 양계 농가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보조금 및 저리 대출 지원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팜스플랜은 CCTV를 활용해 가축을 모니터링하고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데이터와 수의사의 검진 소견을 종합해 가축 건강을 관리하는 솔루션이다. 가축 질병을 예방해 폐사율을 줄여 농가 생산성을 높이고 소비자에게는 건강한 축산물을 제공한다. 

한국축산데이터의 비대면 가축 수의 진료 서비스 '팜벳케어(FarmVetCare)' 앱 화면 (이미지 출처 : 한국축산데이터)
한국축산데이터의 비대면 가축 수의 진료 서비스 '팜벳케어(FarmVetCare)' 앱 화면(이미지 출처 : 한국축산데이터)

최근에는 베트남 축산 농가를 위한 비대면 가축 수의 진료 서비스 '팜벳케어(FarmVetCare)'도 개발해 현지 500여 개 농장에 보급을 시작했다. 국제축산연구소(ILRI)가 진행하는 ICT4Health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뤄진 이번 서비스 공급은 비용 문제, 수의사 부족 등으로 제 때 가축 진료를 받기 어려웠던 베트남 소규모 농가가 비대면으로 신속하게 수의사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행됐다. 

가축에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농장주는 팜벳케어 모바일 앱으로 관련 사진과 함께 문의 글을 올려 수의사의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추가 문의 사항이 있으면 앱에서 담당 수의사와 전화 연결도 가능하다. 이번 팜벳케어 서비스 공급으로 가축 질병 발생 시 신속한 조치로 폐사율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축 메탄가스 연구전문 스타트업 메텍 홀딩스는 호주 저탄소 사료기업 루민8(Rumin8)과 메탄캡슐 수출계약을 체결했다.(이미지 출처 : 메텍 홀딩스)
가축 메탄가스 연구전문 스타트업 메텍 홀딩스는 호주 저탄소 사료기업 루민8(Rumin8)과 메탄캡슐 수출계약을 체결했다.(이미지 출처 : 메텍 홀딩스)

가축 메탄가스 연구전문 스타트업 메텍 홀딩스는 호주 저탄소 사료기업 루민8(Rumin8)과 메탄캡슐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루민8은 소의 메탄 배출량을 줄이는 해초 성분 사료 보충제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빌게이츠가 설립한 투자사 '브레이크스루 에너지벤처스(BEV)'가 지난해 1,200만 달러(약 148억 원)를 투자해 화제를 모았다. 메텍은 메탄캡슐을 활용해 루민8과 함께 저탄소 사료의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메텍이 개발한 메탄캡슐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해 소의 위 내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측정할 수 있는 장비다. 이번 계약 체결로 메탄캡슐은 호주의 저탄소 사료를 인증하고 사료 효율성을 파악하는데 활용된다. 방목 생활하는 호주 소의 메탄 발생량을 캡슐로 실시간 측정해 호주 저탄소 인증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헤퍼코리아가 기증한 젖소가 현지에서 송아지를 출산해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했다. (이미지 출처 : 헤퍼코리아)
헤퍼코리아가 기증한 젖소가 현지에서 송아지를 출산해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했다.(이미지 출처 : 헤퍼코리아)

기술뿐만 아니라 젖소 원조를 통해서도 개발도상국 낙농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민간 국제개발단체 헤퍼코리아가 '네팔로 101마리 젖소 보내기' 사업을 통해 네팔로 보낸 젖소가 최근 현지에서 첫 출산에 성공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 서울우유협동조합 등은 젖소 출산을 위해 인공수정 전문가, 수의사를 현지에 파견하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현지 농가에서 우리나라가 지원한 젖소를 잘 기를 수 있도록 관련 교육과 시설을 지원했다.

네팔은 낙농업이 국내총생산(GDP)의 9%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젖소 1마리당 연간 산유량은 우리나라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에 젖소 1마리당 하루 우유 생산량이 33L로 세계 5위 수준에 달하는 우수한 유전자원의 한국 젖소를 네팔에 지원해 현지 낙농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헤퍼코리아는 네팔 현지에 사료 공장, 유가공 시설, 교육장 등을 구축한 한-네팔 시범낙농마을을 건립해 국내 선진 낙농 기술을 보급할 계획이다.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는 "국내에서 스마트축산 등 축산 기술이 발전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해외 진출 사례도 늘고 있다"라며 "국내 축산 기술이 개발도상국 등 해외에서도 현지 축산 분야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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