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 동물복지 취약한 양 사육으로 생산돼...동물성 제품이라 비건은 먹을 수 없어
등푸른 생선 등 일부 식품으로 비타민D 섭취 가능...실내에서 UV-B 램프 이용할 수도
[편집자 주] 기후변화와 동물복지 강화로 모든 생활 반경에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소비가 기후변화와 동물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다행인 것은 생각보다 많은 영역에서 충분히 훌륭한 대체재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지구와 동물을 위한 소비를 할 수 있다. 데일리원헬스가 지구와 동물, 독자를 위해 지속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기업과 제품을 소개한다.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현대인에게 비타민D는 좀 처럼 자연 생성하기 어려운 영양소다. 하루 15분 정도 햇빛을 쬐면 되는데 이게 쉽지 않다. 하루종일 건물 안에서 일하는 직장인이 해가 있을 때 나와 잠깐 햇빛을 쬐는 시간을 갖는 것도 어렵다. 더 많은 사람이 비타민D 생성을 위해 일부러 피부에 좋지 않은 자외선을 쬐는 것을 원치 않는다. 특히 요즘 같은 폭염에서는 단 5분도 햇빛을 쬐기 힘들다. 이런 이유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비타민D 결핍을 겪고 있다.
비타민D 결핍은 매우 흔한 증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10억 명이 권장 수치보다 낮은 비타민D를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타민D 결핍은 뼈 건강 악화와 비만, 고혈압, 우울증 등에 영향을 미친다. 건강을 위해 어떻게든 섭취가 필요한 필수 영양소다.
비타민D는 보충제로 쉽게 섭취할 수 있지만 문제는 시판 중인 비타민D 보충제 대부분이 양에서 추출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양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사육되고 잔인하게 도축돼 동물복지 측면에서 큰 결함이 있다. 식탁 위에 놓여 있는 비타민D 보충제가 매우 비윤리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비타민D는 오랜 시간 양가죽과 양모에서 공급돼 왔다. 양가죽과 양모는 모두 양의 피지선에서 나오는 방수 분비물인 라놀린을 생성한다. 라놀린은 외부 충격에서 양을 보호하고 털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든다. 이 라놀린을 가공해 비타민D 보충제를 만든다. 전 세계 라놀린의 대부분은 동물복지에 취약한 중국에서 생산된다. 과밀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길러지며 고통을 최소화하는 조치없이 도축되는 것이 현실이다.
라놀린은 양에서 얻은 만큼 당연히 동물성 제품이지만 이 사실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유럽연합(EU)은 라놀린에서 추출한 비타민D를 '동물성 제품'으로 표기하고 있다. 비건이라면 비타민D 보충제 섭취가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동물복지에 취약한 환경에서 생산된 비타민D 보충제를 먹지 않고 비타민D를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식품만으로 비타민D 권장량을 다 채우기는 쉽지 않다. 식품으로 부족한 비타민D를 보충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추천하는 식품은 우선 '등푸른 생선'이라고 부르는 기름기 많은 생선이다. 연어나 정어리, 고등어, 참치, 삼치 등을 100~200g 정도 먹으면 400IU의 비타민D를 섭취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제시한 비타민D 하루 섭취 권장량(400IU)을 채울 수 있는 양이다.
계란과 버섯, 견과류, 유제품, 돼지기름에도 비타민D가 함유돼 있다. 특히 목이버섯에서 함유량이 높아 10g만 먹어도 비타민D 400IU 섭취가 가능하다. 돼지기름 역시 삼겹살 등으로 25g을 먹으면 하루 권장량을 채울 수 있다. 동물성 제품 섭취를 지양하는 비건이라면 오렌지 주스나 유제품, 시리얼 등으로 비타민D를 섭취할 수 있다.
햇빛 대신 실내에서 UV-B 램프를 이용해 비타민D를 얻을 수도 있다. 일종의 가정용 선텐도구로 자외선을 배출하는 램프를 통해 햇빛을 쬐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토피 치료용으로도 많이 쓰이며 인터넷 검색하면 다양한 상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