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유례 없는 홍수 피해 탄소 많이 배출한 선진국 탓...선진국이 배상하라"
파키스탄 "유례 없는 홍수 피해 탄소 많이 배출한 선진국 탓...선진국이 배상하라"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2.10.2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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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홍수 인한 경제적 손실 400억 유로 달해...기존 전망치 4배 웃돌아
탄소 배출 비중 1% 미만이지만 가장 큰 피해 봐...국제사회에 개도국 피해 알릴 것
홍수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 마을의 모습
홍수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 마을의 모습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지난 여름 유래없는 홍수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이 다음달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피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 확대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유로뉴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금의 기후변화 위기는 그동안 막대한 탄소를 배출해온 선진국들의 책임이 크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개도국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는 파키스탄으로 홍수로 국토의 30% 이상이 물에 잠겨 수십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홍수로 인한 사망자만 1,719명에 이르고 가옥 200만 채 이상이 침수됐다. 홍수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 국민은 3,300만 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인구의 14%에 해당하는 수치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중순 발생한 사상 최악의 홍수로 파키스탄은 400억 유로(약 56조 1,744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피해 규모를 100억 유로(약 14조, 396억 원)로 추산한 파키스탄 정부의 전망치를 4배 웃도는 것이다. 

파키스탄 정부와 많은 전문가들은 일부 선진국들이 촉발한 기후변화가 이번 홍수 피해를 키웠다고 보고 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성명을 통해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 중 파키스탄이 차지하는 비율은 1% 미만이지만 파키스탄은 기후변화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10개국 중 하나에 포함된다"라고 밝혔다.

기존 경제난에 대규모 홍수 피해까지 겹친 파키스탄은 현재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인 상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이 23억~25억 달러(약 3조 3,000억∼3조 6,000억 원), 세계은행이 20억 달러(약 2조 8,748억원)를 지원했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피해 복구와 경제 정상화를 위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홍수 피해가 기후변화에 따른 것임을 강조해 국제사회의 더 많은 지원을 이끌어 낼 방침이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샤리프 총리는 성명에서 "홍수 피해 생존자들은 여전히 말라리아와 뎅기열병 등으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라며 "이대로라면 다가오는 겨울이 엄청난 시련의 계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달 열리는 COP27에서 파키스탄이 기후변화 위기와 관련한 개도국의 위기를 알리는 기회를 얻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COP27에서 후진국의 기후변화 피해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원 강화를 요구하려는 파키스탄의 행보가 선진국들의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보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손실과 피해'는 기후변화 위기에 책임이 큰 선진국들이 직접적인 기후변화 피해를 보고 있는 개도국에게 보상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의 책임 있는 자세, 이른바 '기후정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들의 태도는 대체로 미온적이다. 덴마크가 지난달 세계 최초로 '손실과 피해' 보상을 위해 별도의 예산 마련을 발표했지만 미국과 다른 유럽 국가들은 지원책 마련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UN은 지난달 성명을 통해 "기후변화 위기에 책임이 큰 선진국들이 엄청난 피해를 겪고 있는 국가들에게 보상하라"라고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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