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담배회사처럼...플라스틱 오염으로 석유화학기업 피해 보상 소송 휘말릴 것
90년대 담배회사처럼...플라스틱 오염으로 석유화학기업 피해 보상 소송 휘말릴 것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2.11.01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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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으로 인한 악영향 입증 가능...석유화학기업 소송 비용 200억 달러 넘어설 것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심각한 플라스틱 오염을 유발하는 석유화학기업이 향후 수백억 달러의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지난 1990년대 후반 담배회사를 대상으로 한 소송 청구가 봇물을 이뤘던 것처럼 석유화학기업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호주의 비영리기관인 '민더루재단(Minderoo Foundation)'은 최근 발표한 '플라스틱 오염의 비용(The Price of Plastic Pollution)' 보고서에서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한 피해 보상 청구 소송이 미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할 것이며 이 같은 소송으로 관련 기업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오는 2030년 200억 달러(약 28조 3,84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미세 플라스틱 오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폴리머 생산기업은 물론 플라스틱과 화학 첨가물을 생산하는 기업 대다수가 소송 대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송이 늘어나는 이유는 플라스틱이 환경 오염과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다수의 환경 단체가 석유화학기업을 대상으로 꾸준히 소송을 제기했지만 환경 오염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입증하지 못해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추세를 뒤집을 수 있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민더루 재단이 발표한 '플라스틱 오염의 비용(The Price of Plastic Pollution)' 보고서 표지(이미지 출처 : 민더루 재단 홈페이지)

보고서는 프탈레이트와 비스페놀, 난연제 같은 화학 첨가물가 불임과 제2형 당뇨병, 비만 같은 심각한 건강 문제에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을 예로 들었다. 또, 수십년간 분해돼 어류와 토지에 축적되며 음식물과 물 등으로 인간의 먹이사슬에 침투하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가 인간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이 문제가 공중 보건을 위협하는 주요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에 사용되는 화학 첨가물 대다수가 인간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입증되고 있는 만큼 플라스틱 및 화학 첨가물 제조 기업이 소송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이전처럼 법적 책임을 피해갈 수 없게 될 거라는 전망이다.

도미닉 찰스 민더루 재단 재무 및 투명성 이사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중이 눈에 보이는 오염과 이로 인한 피해를 넘어 플라스틱에 첨가된 화학 물질처럼 눈에 보이지 않은 것들로 인한 피해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라며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소송 제기는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이며 그 규모가 석면 혹은 기후변화로 인한 소송 만큼이나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송 비용이 증가한다고 석유화학기업이 당장 큰 타격을 입지는 않겠지만 해당 회사 투자자와 주주들의 우려는 커질 것"이라며 "매우 많은 오염 물질이 있을 만큼 매우 많은 석유화학기업이 소송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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