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부정에 기름 붓는 트럼프...대통령 당선 시 기후위기 대응 후퇴 '우려'
기후변화 부정에 기름 붓는 트럼프...대통령 당선 시 기후위기 대응 후퇴 '우려'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4.03.05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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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14.8% 기후변화 부정...트럼프 전 대통령 부정론 확산에 가장 큰 영향
트럼프, 지속적으로 기후변화 부정...재임 당시 기후위기 대응 정책 다수 철폐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미국인 사이에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정서가 만연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런 정서 확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로 나타났다.

미시간 대학교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최근 발표한 '미국 기후변화 거부의 사회적 해부학'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의 14.8%가 기후변화가 사실이라고 믿지 않았다. 이 같은 성향은 미국 남부와 중부, 공화당원 사이에서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소셜미디어서비스 '엑스(옛 트위터)'에 약 130만 명이 올린 기후변화 관련 게시물 740만 건을 분석했다. 분석에는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대규모 언어모델을 사용했으며, 기후변화를 인정하는 게시물과 부인하는 게시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오클라호마와 미시시피, 앨라배마, 노스다코다 등 전통적인 공화당 우세 지역 주에서 기후변화가 가짜라고 믿는 사람은 20%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민주당이 우세한 주를 포함한 다른 주에서도 기후변화를 부인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았다. 캘리포니아 주민의 12%, 텍사스 주민의 21%가 기후변화를 믿지 않았다.

기후변화 관련해 SNS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은 전 대통령이자 현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로 나타났다. 그가 지난 2018년, 제24차 기후변화 당사국총회(COP24)에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 채택하는 것을 반대한 트윗과 지난 2017년 12월 기후변화로 인한 텍사스 한파를 부정하는 트윗은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이 가장 많은 지지를 보낸 게시물이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 2017년 6월 미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했으며, 개발도상국의 기후위기 대응을 지원하는 녹색기후기금 분담금 30억 달러(약 3조 9,939억 원) 중 20억 달러(약 2조 6,626억 원)를 미납했다. 재임 기간 그가 철폐한 기후위기 대응 관련 규제가 100여개에 이른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재대결이 유력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은 사실상 끝날 거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인 기후변화 부정론자이자 지난 트럼프 정부에서 환경보호청 수장을 맡았던 마이런 에벨은 최근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바이든이 한 모든 일을 되돌릴 것이며, 이전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더 멀리 나아갈 것"이라며 "자신의 의제를 실행하기 위해 더 과감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트럼프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아버지를 닮아 대체 단백질 관련 가짜 뉴스를 퍼뜨리는 주요 유포자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연구를 이끈 조슈아 뉴웰 미시간 대학교 환경 및 지속가능성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검토한 트윗의 절반 이상이 기후변화가 진짜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사기라고 주장했다"라며 "놀랍지는 않지만 실망스러운 결과로 더 많은 미국인이 현실을 직시하고 기후위기 해결의 중요성을 믿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같은 영향력 있는 공인은 SNS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불신을 유발하는데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라며 "엑스가 국회의사당 테러 사건 이후 트럼프의 계정을 차단했던 것처럼 SNS 기업이 허위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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