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가 무해하며 오히려 유익하다는 가짜 뉴스도 등장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유튜브에서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동영상들의 주장이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주장은 지구온난화가 허구이거나 적어도 인간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지만 현재는 기후변화를 늦추거나 약화시키는 대응책이 효과가 없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증오범죄 감시 단체 '디지털증오대응센터(CCDH)'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 '새로운 기후 부정(The New Climate Denial)'에서 지난 6년간 96개 주요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된 1만 2,058개의 기후 관련 동영상의 텍스트 대본을 분석한 결과,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유튜브 동영상이 생태 위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이 변화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에는 기후변화가 사실이 아니라거나,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해도 인간의 활동이 원인이 아닌 만큼 인간의 활동을 제한할 이유가 없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예를 들면, ▲극지방 빙하가 녹지 않았고 만년설이 사라지지 않았다 ▲지구가 빙하기 또는 냉각기로 접어들고 있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지구온난화는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 ▲최근 기후가 따뜻해지거나 변하지 않았다 ▲해수면 상승은 과장된 것이며 가속화되지 않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자연적 순환이며 온실 효과의 증거가 없다 등이다.
하지만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기온이 치솟는 등 이상고온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면서 이런 주장들은 많이 사라졌다. 이전 주장을 펼치는 기후변화 관련 동영상의 비중은 지난 2018년 65%에서 현재 30% 수준으로 감소했다.
대신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대응책은 효과가 없고, 기후과학을 믿을 수 없으며, 심한 경우 기후위기 영향이 오히려 유익하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예를 들면, ▲기후 정책이 비효율적이거나 결함이 있다 ▲기후변화 대응은 효과가 없고 오히려 지구에 해롭다 ▲동식물은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거나 오히려 혜택을 받는다 ▲청정 에너지 기술과 바이오 연료는 효과가 없다 ▲탄소는 환경에 무해하거나 심지어 유익하다 ▲기후 과학은 신뢰할 수 없거나 불확실하다 ▲기후위기 대응 촉구 단체들은 신뢰할 수 없거나 부패했다 등이다. 이러한 새로운 주장을 담은 동영상의 비중은 지난 2018년 35%에서 지난해 말 70%까지 늘었다.
CCDH는 보고서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한 가짜 뉴스와의 싸움에서 새로운 전선이 열렸다"라며 "가짜 뉴스를 말하는 사람들은 이제 '기후변화를 막을 희망도 대응책도 없다'라는 주장으로 대중을 호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CCDH는 기후위기와 관련한 가짜 뉴스 동영상을 유튜브가 적극적으로 막지 않는 방식으로 광고 수익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던 피터슨(구독자 760만 명), 프라거유(321만 명), 블레이즈TV(192만 명) 등을 포함한 CCDH가 분석한 96개 채널은 지난 2022년 12월 18일부터 2023년 12월 18일까지 약 34억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한 유튜브의 광고 수익은 1,342만 달러(약 18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CCDH는 "역사상 가장 크고 수익성 높은 기업 중 하나인 구글에게는 작은 금액이지만 지구의 미래에는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업이 친환경을 표방하면서 기후에 대한 거짓말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유튜브는 대변인을 통해 "기후변화의 존재와 원인에 대해 잘 정립된 과학적 합의에 반하는 콘텐츠에 대한 광고 게재를 금지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