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온 트레드앤그루브 대표 “신발로 옮겨온 타이어, 내구성∙디자인↑,탄소 배출↓”
이온 트레드앤그루브 대표 “신발로 옮겨온 타이어, 내구성∙디자인↑,탄소 배출↓”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3.10.11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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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드앤그루브, 폐타이어로 신발 제작...타이어 표면 벗겨내는 기계 개발
폐타이어 신발 한 켤레당 8.9kg 탄소 배출 줄여...기성 제품보다 경쟁력 높여야 소비자 관심 늘 것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타이어 한 개를 폐기할 때 약 27kg의 탄소가 배출됩니다. 탄소 외에도 온갖 중금속 화학물질이 발생하고요. 폐타이어를 신발 밑창으로 재활용하면 내구성이 뛰어난 신발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트레드앤그루브는 폐타이어 업사이클로 기성 제품에 뒤처지지 않는 다양한 신발을 개발해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이끌겠습니다." 

이온 트레드앤그루브 대표(이미지 제공 : 트레드앤그루브)
이온 트레드앤그루브 대표(이미지 제공 : 트레드앤그루브)

트레드앤그루브는 이온 대표를 포함해 지난 2021년 대학교를 갓 졸업한 3명의 청년들이 모여 시작했다. 기업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사회적으로도 기여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던 중, 아프리카에서 자동차 타이어를 잘라 신발처럼 신는 모습을 해외 뉴스에서 접한 것이 시작이 됐다.

창업 이후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트레드앤그루브는 폐타이어를 활용해 10종이 넘는 신발을 제작했다. 현재까지 총 5천여 켤레의 신발을 자사 홈페이지와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 등을 통해 판매했다. 한국타이어 등 대기업과 협업하며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폐타이어를 이용해 신발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척, 선별, 가공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먼저, 트레드앤그루브와 협업하는 롯데렌터카나 한국타이어, 브리지스톤타이어 등에서 무상으로 공급받은 폐타이어 중에서 사용 가능한 것을 선별한다. 너무 많이 마모됐거나 못 등 이물질이 박혀 있는 타이어는 제외한다. 이용 가능한 폐타이어는 트레드앤그루브가 개발하고 특허 출원한 타이어 전용 가공 기계를 통해 3~6mm 정도로 얇은 고무층을 분리한다. 타이어는 고무뿐만 아니라 철사나 섬유층이 빽빽하게 들어있어 신발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무층만 분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후 가공하는 작업을 거쳐 판매 가능한 신발로 완성된다. 

처음에는 타이어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해외에서 폐타이어로 신발을 만든 사례가 있지만 수제로 소량만 만들거나 분쇄해서 재가공하는 방식이었다. 국내외에서 타이어 표면을 그대로 살려서 제작하는 사례가 처음이다 보니 이를 구현할 기술이 부재해, 타이어 표면을 자동으로 벗겨내는 기계 등을 직접 개발해야 했다. 

트레드앤그루브는 타이어 표면 자체를 살려 가공하거나 가공 후 남은 타이어를 분쇄 후 재성형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신발을 만든다. 이에 다양한 타이어 패턴이 신발 밑창에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제품의 차별점이다.

트레드앤그루브가 폐타이어를 재활용해 만든 운동화(이미지 제공 : 트레드앤그루브)
트레드앤그루브가 폐타이어를 재활용해 만든 운동화(이미지 제공 : 트레드앤그루브)

타이어는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제품을 차별화함과 동시에 신발 내구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자동차의 무게와 속도를 버틸 수 있도록 개발된 타이어는 접지력과 내구성이 뛰어나 신발 밑창 소재로 적합하다. 신발 중에서도 비교적 단단한 구두나 부츠는 타이어 표면을 그대로 살리고 슬리퍼, 운동화 등은 타이어를 재성형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이 대표는 "폐타이어를 신발 밑창으로 만들어 쓰면 한 켤레당 8.9kg 이상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라며 "보통 폐타이어는 시멘트를 만드는 연료로 쓰이는데 적절한 정화 과정을 거치지 않거나, 재활용되지 않고 소각 또는 매립되면 대기∙토양∙지하수 오염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그는 타이어 등 폐자재를 재활용한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이 많이 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자인, 성능 등 기성 제품과 비교했을 때 더 경쟁력 있는 친환경 제품이 시장에 나온다면 소비자 관심도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트레드앤그루브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아직은 친환경 신발이라서 구매했다기 보다는 독특하고 새로운 패션 아이템에 관심이 가서 구매했다는 소비자가 많지만, 알고 보니 환경적으로도 가치가 있어 더 마음에 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또, 타이어라고 하면 무겁고 딱딱하고 고무 냄새가 많이 날 것 같은데 실제 신어 보니 일반 신발과 큰 차이가 없어 놀랐다는 소비자도 많다. 

이 대표는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소비자와 소통하며 더 다양한 종류의 신발을 만드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지를 늘리고 패션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국내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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