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수 제클린 대표 “제주 숙박시설 폐침구, 재생 실∙원단으로 재탄생시켜요”
차승수 제클린 대표 “제주 숙박시설 폐침구, 재생 실∙원단으로 재탄생시켜요”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9.12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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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클린, 버려지는 침구로 재생 원사 만들어 에코백 등 제품으로 재생산
폐침구 재활용으로 줄인 탄소 배출량 17.3톤...재생섬유 원료 공급하는 은행 역할 할 것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호텔 등 제주도 내 숙박시설에서만 연간 6백 톤(t)의 폐침구가 발생합니다. 버려지는 침구 중 상당량이 재활용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활용 과정에서 투입되는 비용 문제 등으로 그냥 폐기돼 왔습니다. 많은 기업이 섬유 재활용 시장에 뛰어들어 폐섬유를 줄일 수 있도록 제클린이 마중물 역할을 하겠습니다."

차승수 제클린 대표(이미지 제공 : 제클린)
차승수 제클린 대표(이미지 제공 : 제클린)

차승수 제클린 대표는 국내 최초로 제주도에서 쏟아지는 폐침구를 재생사로 재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제클린은 제주도내 숙박업체 대상 침구 세탁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침구 세탁이나 사용 과정에서 버려지는 침구 중 대부분이 사용 가능한 제품이라는 생각에 섬유 재생 서비스로 확장했다.

제클린은 숙박시설에서 배출되는 면 소재 폐침구를 수거해 파쇄 후 솜을 만들어 실이나 원단으로 재생산해 제품화하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제주신화월드, 메종 글래드 제주 등 제클린과 협약을 맺은 호텔에서 배출되는 폐침구를 수거해 또 다른 제품으로 재탄생시킨다. 폐침구를 활용해 에코백, 수건, 양말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그동안 소규모 공예나 침구를 재단해 봉제 형태로 재활용한 경우는 많았지만 파쇄한 침구로 실이나 원단을 만들어 제품화한 사례는 없었다. 국내 섬유의 대부분은 소각되거나 아프리카,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으로 수출돼 일부만 사용되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버려진다.

차 대표는 기존에 침구 재활용이 잘 되지 않았던 이유로 재활용을 위해 투입되는 비용을 지적했다. 재활용하는 것보다 새 제품을 만드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더 저렴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비용뿐만 아니라 재활용을 위해 거쳐야 하는 공정 과정도 많다. 제클린이 침구를 수거해 재활용 제품을 생산하기까지는 원료수거, 분류, 세탁, 절단 및 해체, 파쇄, 방사, 방적 등 여러 단계를 거친다.

그는 "원가 절감 등 이익이나 편의성을 고려하면 재활용을 활성화하기 어렵다"라며 "여러 기업이 섬유 재활용 시장에 나와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제클린이 수거한 폐침구는 약 14톤으로, 이중 활용 가능한 소재는 10톤가량이다. 재생 면화 1kg당 1.73kg의 탄소를 저감하는 것을 고려하면 제클린이 침구 재활용으로 감축한 탄소 배출량은 약 17.3톤에 달한다. 재활용 과정이 쉽지 않지만 상당한 양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재활용된 섬유는 다시 재활용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폐침구를 파쇄해 재활용하는 것과 동일하게 다시 실로 만들 수 있다. 이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제클린은 재활용 섬유를 반납하면 보상하는 체계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차 대표는 "파쇄 및 해체 과정에서 버려지는 5~10% 원단도 별도 파쇄해 제품화할 계획"이라며 "이재민 등을 위한 구호용 침구 제품을 만들어 위급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폐기되는 자원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클린이 폐침구를 재활용해 만든 재생원사와 수건(이미지 제공 : 제클린)
제클린이 폐침구를 재활용해 만든 재생원사와 수건(이미지 제공 : 제클린)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투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된 제클린은 이를 바탕으로 침구 재생 서비스를 플랫폼으로 만들어 기업들이 폐섬유 수거 신청부터 재활용된 제품을 공급받기까지 전 과정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제클린은 재활용에 이용되는 침구 소재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재는 100% 면 소재 침구만 재활용하고 있지만 향후 면 혼방, 폴리에스테르 등으로도 재활용 소재를 넓혀 더 많은 소재의 섬유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차 대표는 "섬유 폐기물을 원료화하면 의류, 침구업체 등에 재생 소재를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고 재생섬유 이용도 활성화할 수 있다"라며 "제클린이 재생섬유 원료를 공급하는 재생섬유소재은행과 같은 역할을 해 섬유 재활용과 재생섬유 이용을 촉진하는 데 앞장서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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