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환경 영향 표기하자 지속 가능한 음식 선택 소비자 늘었다
음식에 환경 영향 표기하자 지속 가능한 음식 선택 소비자 늘었다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1.0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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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영향 라벨로 소비자 선택 변화...긍정적 메시지 보다 부정적 메시지 효과 커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특정 식품이 생산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표기하는 '환경 영향' 라벨이 소비자의 제품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과 하버드 대학 연구팀이 미국 의사협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발표한 최근 논문에 따르면 상당수 소비자가 제품에 표기된 환경 영향 라벨을 본 후 제품 선택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미국의 성인 5,049명을 대상으로 패스트푸드 메뉴에서 제품을 선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세 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다른 메뉴판이 주어졌다. 제품별로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혀 표기하지 않은 메뉴판을 제공한 그룹(대조군), 닭고기와 생선, 채식 제품에 '낮은 환경 영향' 라벨을 포함한 메뉴판을 제공한 그룹, 붉은 육류 제품에 '높은 환경 영향' 라벨을 포함한 메뉴판을 제공한 그룹으로 분류했고 저녁으로 먹고 싶은 음식을 하나씩 선택하는 미션을 부여했다.

낮은 환경 영향 라벨에는 "이 제품은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합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낮고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적습니다"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반면 높은 환경 영향 라벨에는 "이 제품은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기후변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라고 표기했다.

실험 결과 높은 환경 영향 라벨이 포함된 메뉴판을 받은 그룹은 대조군 보다 환경 영향이 낮은 메뉴를 23.5% 더 많이 선택했다. 낮은 환경 영향 라벨이 포함된 메뉴판을 받은 그룹에선 대조군 보다 환경 영향이 낮은 메뉴를 9.9% 더 많이 선택했다. 긍정적인 메시지보다 부정적인 메시지를 표기했을 때 소비자 행동 변화가 더 컸다. 지속 가능한 메뉴를 선택한 참가자들은 지속 불가능한 메뉴를 선택한 참가자보다 자신의 주문이 더 건강하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지속 가능한 음식 선택을 위해 환경 영향이 적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보다 환경 영향이 크다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동물을 기반으로 한 식품 생산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4.5%를 차지하며 붉은 육류 소비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식품 소비를 늘리는 것만으로도 음식 생산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55% 줄일 수 있다"라며 "식품이 환경에 미치는 정보를 표기하는 환경 영향 라벨 도입이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좀 더 지속 가능하게 바꾸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닭고기와 생선을 환경 영향이 적은 지속 가능한 식품으로 분류했지만 이에 대해 다른 평가도 있다. 공장식으로 사육되는 닭은 막대한 물 사용과 배설물로 수자원을 오염시키고 닭 사료 생산을 위해서도 많은 산림이 개간돼 숲을 파괴한다. 생선 양식은 해양 생태계 파괴로 이어져 반드시 지속 가능한 식품 생산 방법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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