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돼지고기 생산 줄이고 지역 특성에 맞는 효율 높은 식량 생산 늘려야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식품 생산으로 발생하는 환경 발자국의 거의 대부분이 토지 기반 식품에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에서 식량 생산으로 발생하는 환경 발자국의 절반 가량을 5개 나라가 배출했고, 같은 작물을 생산해도 국가별로 최대 17.7배의 효율 차이가 발생했다.
캘리포니아 대학 국립 생태 분석 및 종합센터와 환경 과학 및 관리 대학원 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에 발표한 '글로벌 식량 생산의 환경 발자국(The Environmental Footprint of Global Food Production)' 보고서에 따르면 식량 생산으로 인한 환경 발자국의 89.9%가 토지에서 생산하는 식품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에서 생산하는 식품에서 발생하는 환경 발자국은 9.9%, 담수에서 생산하는 식품은 0.2%로 집계됐다. 언뜻 바다와 담수에서 식품을 생산하는 것이 환경 발자국을 줄이는 방법으로 보이지만 보고서는 바다에서 생산되는 식품 생산량이 전체 식품 생산량의 1.1%, 담수는 이보다 훨씬 적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바다와 담수에서 식품을 생산하는 것도 토지 대비 적지 않은 환경 발자국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인도, 미국, 브라질, 파키스탄 등 5개 나라는 전 세계 식량 생산에 따른 환경 발자국의 50% 가량을 배출했다. 5개 나라가 남기는 환경 발자국은 원인이 조금씩 달라 인도는 과다한 물 사용이, 브라질은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이 주를 이뤘다.
환경 발자국 배출량 만큼 작물 생산 효율로 국가별로 큰 차이가 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술과 물 소비량, 비료 사용 여부, 농사법 등의 차이로 같은 작물을 길러도 생산성은 국가 별로 최대 17.7배까지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선진 기술을 사용하는 미국 농부들이 인도 농부들보다 콩 농사에서 2.4배 높은 효율을 보였다. 재래식 관행에 의지하는 브라질 어부들의 어획량은 러시아 어부들의 어획량보다 1.9배 낮았다.
식품 생산 과정에서 가장 많은 환경 발자국을 남기는 개체는 소와 돼지였다. 소는 사육을 위해 많은 토지가 필요하며 돼지 사육에는 막대한 물이 소비된다. 소가 내뿜는 메탄 가스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이기도 하다. 소고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발자국의 60%는 메탄 가스 배출과 연관돼 있다.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34%가 식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이중 14.5%가 소에서 배출될 정도로 심각하다.
보고서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소비를 줄이는 것이 식품 생산으로 인한 환경 발자국을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며 "각국 정부와 관련 기업이 소고기와 돼지고기 생산을 줄이는 방법을 찾고 토지와 물 사용을 줄이기 위한 대체제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 특성에 맞는 식량 생산 정책이 중요하다"라며 "지역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식품의 생산과 소비를 늘리는데 집중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