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구매 안 돼!"...기후변화 막으려면 1년에 옷 5벌 이하로 구매해야
"신상 구매 안 돼!"...기후변화 막으려면 1년에 옷 5벌 이하로 구매해야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2.12.05 12: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패션산업 기후변화 대응에 새 옷 사지 않는 것이 가장 '효과적'
파리 기후협약 목표 달성 위해 연간 의류 구입 5벌 이하로 억제해야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1년에 새로운 옷 구매를 5벌 이하로 줄여야 한다면 당신은 이를 지킬 수 있을까? 개인의 의지 혹은 선택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기후변화 재앙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새로운 옷을 사는 것을 연간 5벌 이하로 줄이는 것이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라는 얘기다.

글로벌 비영리 싱크탱크 'hot or cool institute'는 최근 발표한 '적합하지 않은, 불공평한, 유행에 뒤떨어진 : 공정한 소비를 위한 패션 리사이징(Unfit, Unfair, Unfashionable : resizing fashion for a fair consumption space)' 보고서에서 "패션 산업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파리 기후협약에서 정한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에서 억제하는데 기여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새 옷을 많이 사지 않는 것"이라며 "문제가 생긴 의류를 버리지 않고 수선하고, 의류를 저온세척하고, 중고 의류 거래를 늘리는 등이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의류 구매를 연간 5벌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패션 소비의 국가간 불평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G20 국가 중 14개국은 패션 소비로 인한 탄소 배출량이 파리 기후협약이 설정한 배출량 한도를 초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과 영국, 독일 등은 오는 2030년까지 패션 산업의 탄소배출량을 평균 60%, 중국과 멕시코, 브라질 등은 평균 40% 줄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은 현재 파리 기후협약 설정 배출량 한도 이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개인의 구매행태 변화가 패션 산업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인은 한해 평균 68벌의 새 옷을 구입하지만 이중 80%는 거의 착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 옷의 일부가 중고 의류 시장으로 유입되지만 중고 의류 거래 활성화가 패션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보고서는 중고 의류를 구매하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지만 새 의류 구매를 줄이는 것이 중고 의류를 구매해 옷의 사용시간을 늘리는 것보다 탄소발자국을 4배 이상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와 가치 소비 확산으로 중고 의류 거래가 크게 늘고 있지만 중고 의류의 30%는 여전히 소각되거나 매립지로 보내지고 있다. 수출이나 기부를 통해 아프리카 등 저개발 지역으로 배포되기도 하지만 패션 산업 전체 탄소 배출량의 10%가 장거리 이동과 최종적인 폐기 과정에서 발생된다.    

보고서는 "패션 산업이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패션 생산과 소비에서 커다란 변화가 필요하며 이는 산업의 효율성 향상과 대중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 모두가 필요함을 의미한다"라며 "의류 과잉 생산과 소비를 줄이기 위한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패션 산업이 전체 탄소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대 10%다. 글로벌 컨설팅그룹 맥킨지앤컴퍼니는 지난 2020년 보고서에서 탈탄소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패션 산업이 오는 2030년 27억 톤 CO2e의 탄소를 배출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