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담배회사에 꽁초 수거 비용 물린다...환경보호·금연 유도 목적
스페인, 담배회사에 꽁초 수거 비용 물린다...환경보호·금연 유도 목적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3.01.05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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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담배회사 꽁초 청소하고 수거함도 설치해야
담뱃값 큰 폭 인상 전망...비용 부담으로 흡연 인구 감소 기대
바닷가에서 수거된 담배꽁초들
바닷가에서 수거된 담배꽁초들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스페인 정부가 담배회사에 담배꽁초 수거 비용을 물리기로 했다고 유로뉴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정부는 새로운 환경 규제을 적용하며 담배회사가 거리와 해변 등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자체 수거하는 것을 강제하기로 했다. 스페인 담배회사들은 담배꽁초 수거 의무는 물론 담배꽁초를 공공장소에서 버리지 않도록 소비자 행동을 유도하는 캠페인도 진행해야 한다. 공공장소에 담초꽁초 수거함을 설치하는 비용도 내야 한다. 단, 스페인 정부는 담배꽁초 수거 방법과 담배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았다. 해당 조치는 오는 6일부터 시행된다.

스페인 정부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담배회사에 꽁초 수거를 강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담배꽁초로 인한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서다. 매년 전 세계에서 수십억 개의 담배꽁초가 거리에 버려진다. 버려진 담배꽁초가 분해되는데는 약 10년이 걸린다. 분해되기 전까지 니코틴은 물론 납과 비소, 폼알데하이드 같은 독성 물질을 방출해 심각한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 

담배꽁초는 특히 바다 오염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비영리단체 '해양 보존(Ocean Conservancy)'에 따르면 담배꽁초는 플라스틱병과 비닐봉지보다 더 흔한 해양 오염물질로 한해 전 세계에서 약 5억 개의 담배꽁초가 해변에 버려진다. 바닷가에 버려진 담배꽁초가 분해되면서 배출하는 독성 물질이 바다 생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스페인 정부는 담배꽁초로 인한 해양 오염을 막기 위해 지난 2021년 525개의 해변을 금연 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다른 이유는 담배값 인상을 유도해 자연스럽게 흡연 인구를 줄이려는 목적이다. 대다수 담배회사가 담배꽁초 청소와 수거함 설치, 캠페인 운영 등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규제 도입으로 스페인 담배회사들이 담배가격을 4유로(약 5,400원) 가량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스페인 담배가격은 9유로(약 1만 2,150원) 내외로 오르게 된다. 급격한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금연에 나서며 흡연 인구가 줄어들 것이란 기대다.

한편 스페인 정부는 담배회사의 담배꽁초 수거와 함께 일회용 빨대와 일회용 식기, 면봉 사용도 금지했다. 이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유럽연합(EU)의 정책 기조와 일치하는 것으로 프랑스도 최근 음식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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