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 “식품 부산물 업사이클링으로 식품 산업 친환경 선순환 구축할 것“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 “식품 부산물 업사이클링으로 식품 산업 친환경 선순환 구축할 것“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2.12.19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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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하베스트, 대체 밀가루 ‘리너지가루’ 개발…맥주∙식혜 제조 시 발생하는 보리 부산물 활용
밀가루보다 단백질∙식이섬유 함유량 높아…리너지가루 1kg당 탄소배출량도 11kg↓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지속 가능한 푸드 업사이클링을 위해서는 단순히 원료를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또 다른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리하베스트는 식품 부산물을 새로운 식품 원료로 재탄생시키는 푸드 업사이클링을 통해 자원 및 식품 산업의 선순환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 (이미지 제공 : 리하베스트)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 (이미지 제공 : 리하베스트)

민명준 리하베스트 대표는 단순히 식품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재활용을 통해 생산하는 상품의 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리하베스트가 추구하는 푸드 업사이클링을 정의했다. 

최근 식품 제조 및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나 식재료를 다른 식품으로 재생산하는 '푸드 업사이클링(Food upcycling)'이 주목받으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기업이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리하베스트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 최초로 미국 업사이클식품협회(UFA)에 등록된 국내 대표 푸드 업사이클링 기업이다.    

기업명인 '리하베스트(RE:harvest)'에는 '재수확하다'라는 뜻의 영단어 'reharvest'와 '수확한 모든 것을 존중하자(Respect the harvest)'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동안 저부가가치로 평가되던 식품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해 고부가가치 식품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2019년 설립됐다. 

창업 전 회계 법인에서 10년간 경영 컨설턴트로 여러 식품 회사 컨설팅을 수행한 민 대표는 국내 대다수 식품 제조사가 부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푸드 업사이클링으로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식품을 만들어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식량 부족 문제 해결에도 기여하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에 나섰다. 

현재 국내외에서 쌀, 보리 등 곡물을 활용한 업사이클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리하베스트는 맥주, 식혜 등을 만들 때 발생하는 보리 부산물을 순환 자원으로 선택했다. 수거된 보리 부산물은 세척, 탈수, 건조, 분쇄하는 공정을 거쳐 대체 밀가루인 '리너지가루'로 재탄생한다. 입력한 조건에 따라 제어되는 기존 공정 방식과는 달리, 리하베스트는 부산물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각 기능을 조절하는 공정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출된 부산물에 최적화된 공정 방식을 통해 제품 품질을 높일 수 있다. 

리하베스트가 개발한 대체밀가루 '리너지가루' (이미지 제공 : 리하베스트)
리하베스트가 개발한 대체밀가루 '리너지가루' (이미지 제공 : 리하베스트)

리너지가루는 빵, 단백질바 등 밀가루가 사용되는 식품 전반에 사용할 수 있다. 보리에서 탄수화물과 당을 짜서 맥주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에는 식이섬유와 단백질만 남는다. 이에 따라 맥주 부산물로 만들어진 리너지가루에는 기존 밀가루에 비해 단백질은 2배, 식이섬유는 20배 더 많이 함유된 반면 탄수화물과 당류는 거의 포함돼 있지 않아 칼로리는 기존 밀가루보다 10% 낮다.

리하베스트는 이러한 리너지가루의 영양적 요소를 활용한 에너지바를 출시해 온라인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리너지 쉐이크 등 기존 출시 제품은 현재 품절됐을 정도로 소비자 반응도 좋다. 리너지가루로 만든 단백질 초코볼, 그래놀라 제품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리너지가루는 영양뿐만 아니라 환경적 가치도 크다. 민 대표에 따르면, 기존 밀가루 대신 리너지가루를 생산하면 1kg당 탄소배출량 11kg, 물 3.7톤(t)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리너지가루가 친환경 재료로 주목받으면서 식품 부산물에 대한 인식도 많이 개선됐다. 민 대표는 "그동안 식품 부산물은 주로 퇴비나 사료로 이용돼 식품 부산물을 활용한 푸드 업사이클링에 대해서도 '찌꺼기'로 식품을 만든다는 부정적 인식이 많았다"라며 "그러나 최근 ESG 경영 및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친환경적인 푸드 업사이클링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인 대체식품 수요 증가와 더불어 친환경 푸드 업사이클링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식품 제조사도 친환경 원료를 많이 찾는 추세다. 지난 6월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인 퓨처 마켓 인사이트는 현재 약 530억 달러(약 69조 원) 규모인 글로벌 친환경 푸드 업사이클링 시장이 연평균 4.6%로 성장해 오는 2032년에는 약 830억 달러(약 108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리하베스트가 판매 중인 리너지바(이미지 출처 : 리하베스트)
리하베스트가 판매 중인 리너지바(이미지 출처 : 리하베스트)

CJ제일제당 등 국내 여러 기업과 협업해 빵, 피자, 스낵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리하베스트는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캐나다 앨버타주 투자청, 인도네시아 및 베트남 최대 맥주기업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해외 진출을 논의 중이다.

리하베스트는 리너지가루 외에 다양한 부산물 업사이클링 제품 생산에도 힘쓰고 있다. 제품 개발을 위한 자체 연구소를 운영하며 홍삼박 등 여러 원료를 활용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체 유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민 대표는 "국내 1호 푸드 업사이클링 기업으로서 신산업을 개척하고 있는 리하베스트가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식품 산업의 친환경적인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리하베스트의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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