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 벌금 매긴다...판매가의 최대 50% 벌금 부과
佛,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 벌금 매긴다...판매가의 최대 50% 벌금 부과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4.03.18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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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하원, 패스트 패션 제한법 만장일치 통과...환경부담금 부과·광고 금지 나서
中 업체 '쉬인' 겨냥 해석도...대규모 IPO 추진 중인 쉬인에 '철퇴'
산더미처럼 쌓인 의류 폐기물들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프랑스가 막대한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패스트 패션 산업 단속에 나선다. 패스트 패션 업체에 환경부담금을 부과하고 상업 광고를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CNN의 1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하원은 패스트 패션 소비를 줄이기 위한 이른바 '패스트 패션 제한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앤-세실 비올랑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이제 상원으로 넘어가 추가 표결을 거치게 된다. 상원에서도 통과되면 법안 시행이 확정된다.

패스트 패션 제한법은 생산자에게 탄소 배출량에 따른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과 더불어 지속 가능성과 재활용 가능 여부 등을 고려해 차등적으로 벌금이 부과된다. 벌금은 오는 2025년부터 제품당 5유로(약 7,258원)가 부과되며, 오는 2030년까지 판매 가격의 50%를 넘지 않는 선에서 최대 10유로(약 1만 4,517원)의 환경부담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렇게 징수한 세금은 폐기물 관리와 재활용 확대, 대중 인식 제고 캠페인에 사용될 예정이다. 법안은 또 화석 연료 광고가 금지된 것과 마찬가지로 패스트 패션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상업 광고를 금지한다.

패스트 패션 제한법 통과를 지지하는 크리스토프 베슈 프랑스 환경부 장관의 SNS 게시물(이미지 출처 : 크리스토프 베슈 장관 엑스)

크리스토프 베슈 프랑스 환경부 장관은 자신의 SNS를 통해 "프랑스는 세계 최초로 패스트 패션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국가가 됐다"라며 "이는 매우 중요한 이정표로 섬유 부문의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라고 밝혔다.

프랑스 의회가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패스트 패션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섬유 및 의류 산업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항공 및 해상 운송 분야보다 배출량이 더 많다.

프랑스 환경 및 에너지 관리청(ADEME)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적으로 1,000억 개 이상의 의류가 판매되고 있다. 프랑스 환경보호단체 리패션(Refashion)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지난 10년 동안 연간 의류 판매 수가 10억 개 증가해, 매해 33억 개에 달한다. 1인당 매해 48벌 이상의 의류를 구매하는 셈이다.

프랑스 의류협회도 의회의 패스트 패션 제한법 통과를 지지했다. 피에르 탈라몽 프랑스 의류협회 회장은 "옷을 고작 7~8번 입고 쓰레기통에 버리게 만드는 상업적 마케팅과 과잉 생산기법을 사용하는 브랜드는 처벌받아야 한다"라며 "이러한 업체들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자리를 파괴한다"라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패스트 패션 제한법은 중국의 초저가 패스트 패션 업체 '쉬인(Shein)'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법안이 쉬인을 직접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안에 따르면 쉬인은 일반적인 프랑스 브랜드보다 900배 더 많은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하루에 7,200개 이상의 신상품을 선보이며, 총 제품 수는 약 47만 개에 이른다. 법안은 "쉬인이 엄청난 제품 출시로 전체 판매량을 늘리고 있으며, 이는 초저가 전략의 유지로 이어진다"라며 "이로 인해 경쟁에 내몰린 유럽 패션 브랜드들이 앞다퉈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쉬인은 현재 런던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150개국에서 판매 중인 쉬인은 기업가치 900억 달러(약 120조 510억 원)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상장에 성공한다면 런던증권거래소 역대 최대 IPO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런던증권거래소는 쉬인의 제조 관행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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