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 “장난감 재활용으로 아이들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 선물해요“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 “장난감 재활용으로 아이들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 선물해요“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4.02.28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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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공장, 폐장난감 수리해 취약계층 아동에게 기부...재생 소재 생산해 재활용도
연간 약 10만 톤 장난감 폐기돼...폐플라스틱 수거 체계 고도화 등 필요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고장난 장난감 중 70%는 수리하면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리하는 것이 번거롭고 비용이 들어 새것을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경제성이 높지 않아 재활용을 하는 기업도 많지 않습니다. 이러한 인식을 개선하고 재활용률을 높인다면 폐장난감으로 인한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이미지 제공 : 코끼리공장)
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이미지 제공 : 코끼리공장)

코끼리공장은 버려지는 장난감을 수리해 취약계층 아동에게 기부하고 재활용을 통해 자원 순환에 앞장서는 기업이다. 지난 2011년 장난감 수리 봉사단체로 시작해서 2014년 창업했다. 장난감 재활용 및 자원 순환, 아동복지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산자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등에서 장관상을 수상했다.

코끼리공장 창업은 이채진 대표의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밑바탕이 됐다. 아동복지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어린이집, 육아종합지원센터 가정양육 지원팀에서 근무하며 생각보다 너무 많은 장난감이 수리되지 않고 그냥 버려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장난감을 수리해 취약아동과 아동복지시설에 전달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본격적으로 장난감 재활용을 시작했다.  

폐장난감 수거는 주로 코끼리공장과 계약 및 협약을 맺은 아동복지시설에서 이뤄진다. 대기업과의 협력으로 직원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을 수거하기도 하며, 일반 가정에서 기증받기도 한다. 이렇게 기부받은 장난감은 수리 및 소독으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온전한 상태로 거듭난다. 수리가 불가능한 제품은 분해해서 재생 소재로 만든다. 초분광선별기를 이용해 플라스틱 소재를 95% 순도로 분리해 타일이나 조명, 가구 등으로 재생산한다. 

수거된 장난감을 수리하는 모습(이미지 제공 : 코끼리공장)

이 대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버려지는 장난감은 연간 약 10만 톤 규모로 추정된다. 막대한 양의 폐장난감이 매년 쏟아져 나오지만 사업적인 측면에서 경제적 가치가 낮은 탓에 이를 재활용하려는 기업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장난감은 재생 소재로 만들어지거나 재사용하지 못하고 폐기돼 소각∙매립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이산화황 등 유해물질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버려지는 장난감 중 70%는 수리하면 쓸 수 있는 장난감으로, 재활용이 활성화되면 환경에 미치는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그는 장난감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수반돼야 할 것이 많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장난감뿐만 아니라 폐플라스틱의 수거 체계를 고도화하고, 재활용 기술과 관련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재활용과 재생 소재 생산을 하는 기업 등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관련 규제를 만드는 입법 활동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기업의 적극적인 활동도 요구된다. 재활용이 어려운 폐플라스틱을 재생 소재로 만드는 기술 개발과 더불어 이를 상용화할 수 있는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폐장난감을 선별하고 소재화하는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제언이다. 그는 "장난감 재활용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재생 소재 사용이 필수인 시장구조가 먼저 형성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코끼리공장에 장난감을 기부한 기부자의 편지(이미지  제공 : 코끼리공장)
코끼리공장에 장난감을 기부한 기부자의 편지(이미지 제공 : 코끼리공장)

코끼리공장은 자체 사업으로 얻은 수익 전체를 장난감 순환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폐장난감으로 생산한 재생 소재와 이를 활용해 만든 조명, 블록, 안전 손잡이 등의 제품을 판매하는 수익사업을 운영한다. 이외에도 폐장난감을 소재로 하는 환경 교육 사업 등으로 수익을 얻어 장난감 순환 사업을 진행한다.

장난감 순환 사업 외에 사회적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취약계층 아동의 발달정도 검사를 진행하고, 검사 결과에 맞는 놀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장난감을 재활용해 만든 화분, 조명, 안전 손잡이 등을 취약계층 가정에 설치해주는 일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폐기되는 장난감을 줄이고 전국 단위의 장난감 순환모델을 만들어 더 많은 아동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주고 싶다"라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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