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우 레귬 오너셰프 “업사이클링 접시에 담은 100% 식물성 요리로 지속 가능한 외식문화 만들어요”
성시우 레귬 오너셰프 “업사이클링 접시에 담은 100% 식물성 요리로 지속 가능한 외식문화 만들어요”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4.02.20 0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레귬, 식물성 재료로 만든 비건 코스요리 제공...접시 등 업사이클링 제품 사용
다양한 레시피 개발∙적용돼야 비건 요리 관심 높아질 것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레귬은 고객에게 식물성 기반 메뉴를 제공하며 친환경 등 지속 가능한 가치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기후위기가 심화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제로웨이스트와 업사이클링을 실현하는 비건 메뉴로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하겠습니다."

성시우 레귬 오너셰프(이미지 제공 : 레귬)

성시우 레귬 오너셰프는 '100% 식물성 기반 음식, 지속 가능한 레스토랑'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해 4월 서울 신사동에 레귬을 오픈했다.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스와니예'에서 10년간 헤드 셰프로 근무한 그는 건강, 환경, 동물복지 등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먹거리에 대한 인식도 점차 변화하는 것을 체감했다. 셰프로서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고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은 곧 비건 레스토랑으로 이어졌다.

레귬은 대부분의 채식 레스토랑과 달리 100% 식물성 기반 음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콩고기나 비건 치즈와 같은 대체육 및 대체식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원재료만으로 만들어 채소 본연의 맛을 살린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코스로 제공돼 다채로운 채식을 경험할 수 있으며, 직접 만든 발효 주스나 유기농 와인 등 음료와 함께할 수 있는 페어링 옵션도 준비돼 있다.  

완전 비건 메뉴 외에도 레귬은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한다. 재료를 손질하고 남은 자투리 채소와 과일 껍질 등은 음식에 감칠맛을 더할 소스로 재탄생한다. 버리는 부분 없이 재료의 대부분을 요리에 활용해 일반 레스토랑에 비해 음식물 쓰레기가 현저히 적다.

'아위버섯과 제로웨이스트 소스'는 레귬이 추구하는 제로웨이스트 가치가 잘 녹아 있는 대표 메뉴다. 표고버섯을 졸여 만든 소스를 아위버섯 겉면에 발라가며 오븐에서 구워 땅 채소 특유의 풍미를 극대화했다. 여기에 남은 채소와 과일 껍질을 모아 오랜 시간 졸여 만든 제로웨이스트 소스를 곁들여 그윽한 맛을 더했다. 이외에도 보통 주재로료 감자를 사용하는 뇨끼 파스타와 달리 녹두를 사용해 더욱 부드러운 식감의 '녹두 뇨끼'도 인기 메뉴다. 

레귬의 '아위버섯과 제로웨이스트 소스'(이미지 제공 : 레귬)

레귬에서 비건 음식을 접한 고객 호응도 높다. 채식 메뉴로는 다채로운 맛을 느낄 수 없다는 편견과 달리 '포만감도 있고 속이 편하다', '이런 채식이라면 매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성 셰프는 "음식에 대한 만족도에서 더 나아가 레귬이 지향하는 친환경, 비건 등 지속 가능한 가치까지 고객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면 더욱 만족스러운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로웨이스트를 추구하는 레귬은 접시, 앞치마 등도 업사이클링 제품을 사용한다. 레귬에서 사용하는 접시와 쟁반은 커피콩을 담는 포대자루나 곡식의 껍질 등을 업사이클링해서 만든 제품이다. 셰프들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섬유로 만든 친환경 앞치마를 입는다. 레스토랑 명함은 재생 종이 사이에 허브 씨앗을 압착해 만들어 땅에 심어 키울 수 있도록 제작했다. 음식뿐만 아니라 식당 곳곳의 다양한 요소를 통해 지속 가능한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레귬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 셰프는 앞으로 비건 음식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개인이 중시하는 가치를 소비로 표현하는 가치소비 문화가 확산하면서 채식, 비건, 대체육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비건 레스토랑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비건 식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261억 달러(약 33조 9천억 원)에서 오는 2028년 613억 달러(약 79조 6천억 원)로 연평균 13%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비건 식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빠르게 늘어날 전망된다.

레귬의 비건 코스요리 (이미지 제공 : 레귬)

성 셰프는 "셰프로서 다양한 채식 레시피를 연구하고 공유해 채소 요리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커리(Curry)는 인도에서 유래한 음식이지만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서 맛과 조리법을 현지화해 각 나라에서도 대중적인 음식이 됐다. 이와 같이 다양한 채소를 활용한 레시피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대중의 취향에 맞게 적용할 수 있다면 채소 요리에 대한 관심과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레귬은 앞으로도 새롭고 다양한 채소 요리를 선보이면서 채식에 대한 대중의 편견을 해소하고 채식의 아름다움과 건강한 맛을 널리 알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향후 소규모 농장을 직접 운영헤 채소, 허브 등을 재배하고 미처 사용하지 못한 식재료는 퇴비화하는 등 건강한 자원 순환 구조 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성 셰프는 "레귬이라는 브랜드를 성공시켜 채식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가능성을 입증하고 국내 외식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다"라는 바람을 밝혔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