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성 쉐코 대표 “해양 로봇으로 유출 기름 회수해 청정 해역 만들어요”
권기성 쉐코 대표 “해양 로봇으로 유출 기름 회수해 청정 해역 만들어요”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4.03.29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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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코, 수질 정화 로봇으로 해양 기름 회수...기존 인력 투입 작업 대비 회수율 10배 높아
수질 관리 완전 자동화 시스템 운영 목표... 수자원에 가정용 로봇 청소기 설치할 것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국내에서만 최근 10년간 해양 기름 유출 사고가 3천 건 이상 빈번하게 발생했습니다. 기름 유출 사고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사전에 해양 방제 작업이 철저하게 이뤄진다면 해양오염 사고로 인한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기존 방제 작업은 사람이 흡착포를 던져 기름을 흡수해 끌어 올리는 수작업으로 진행돼 왔습니다. 쉐코는 해양 방제 로봇을 이용한 안전하고 빠른 방제 작업으로 청정한 해양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권기성 쉐코 대표(이미지 제공 : 쉐코)

대학 시절 무역학과에서 해상보험을 공부한 권기성 쉐코 대표는 해양 기름 유출 사고가 국내에서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해양오염 방제 작업을 하는 전국 현장을 찾아다니며 작업자 등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겪는 문제와 고충을 들었다. 

현장 작업자들의 가장 큰 고충은 '유흡착포 작업'이었다. 2~3m 높이의 배 위에서 기름을 흡수하는 흡착포를 던져 유출된 기름을 흡수하면 끌개로 끌어 올린다. 하루 4~8시간 이상 작업을 지속하고 나면 극심한 허리통증과 기름 냄새로 인한 두통 등 후유증을 겪는다. 기름이 가득해 미끄러운 현장에서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수작업을 자동화하기 위한 유회수기 장비가 있지만 소규모 사고가 빈번한 국내 환경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워 현장 가동률이 약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결국 대부분 사람 손을 거쳐 작업한다.

쉐코는 이 같은 해양 방제 작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유흡착제 작업을 대체하는 '로봇'을 개발했다. 12억 원의 누적 투자, 해수부 100대 혁신기업 및 중기부∙환경부 그린뉴딜 유망기업 선정, 2024 CES 혁신상 및 스위스 제네바 국제 발명 전시회 금상 수상 등 대내외적으로 기술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기존 현장에서 사용되던 유회수기 장비는 드럼 또는 디스크가 회전하면서 표면에 기름을 묻히고 스크럽으로 긁어내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장비 표면에 기름이 축적되는 상태로 작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회수율이 떨어질 수 있다. 

쉐코가 개발한 수질 정화 로봇 '쉐코 아크-엠(Sheco Ark-M)'은 물과 기름을 동시에 회수해 실시간으로 제품 안에서 기름과 물을 분리한다. 기름은 제품 카트리지로 저장하고 정화수는 밖으로 배출한다. 물과 기름을 흡입해 회수해 회수율이 높고 무선 조종해 거리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유수분리 기능이 내장돼 있어 회수 후 발생하는 오염물 양도 적다.

쉐코의 수질 정화 로봇 쉐코 아크-엠(이미지 제공 : 쉐코)

쉐코 아크-엠은 소규모 방제 현장에 특화된 장비로 인력을 대체해 투입하기 용이하다. 인력 투입 작업 대비 회수율이 10배 더 높아 작업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유흡착제 사용량과 폐기물 발생을 80% 이상 절감해 탄소 배출량도 감축한다. 현재 쉐코 아크-엠은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제주도 화순항 어촌계, 대한민국 해군 동해함대, 해양환경공단 제주∙여수 지사 등에서 해양 오염물 회수와 해양 방제 훈련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해양 기름 유출 사고는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으며 오염물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화물선에서 발생하는 화물 분진, 선반에서 발생하는 염색 도료 등 많은 오염물이 해양 생물과 인류 건강을 위협한다. 해양 상태가 지금 당장은 심각해 보이지 않아도 수많은 퇴적물은 바다에 가려져 보이지 않을 뿐, 미래에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권 대표는 "약 7,341억 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사례처럼 단 한 번의 사고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다"라며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해양 방제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해양 방제 작업을 하는 쉐코 아크-엠의 모습(이미지 제공 : 쉐코)
해양 방제 작업을 하는 쉐코 아크-엠의 모습(이미지 제공 : 쉐코)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해양 방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1,536억 9,000만 달러(약 203조 7,000억 원)에서 오는 2028년 2,236억 3,000만 달러(약 296조 3,5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해외에서도 상용화된 해양 방제 로봇은 부재한 상황이지만 여러 나라에서 로봇 유회수기 상용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 대표는 "기후테크와 해양 환경 산업 관련 활성화를 위해서는 실제 해양환경을 관리하는 공공기관 담당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관리자에게 동기부여가 되면 기본 수준을 훨씬 넘어선 더욱 적극적인 수질 관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해양오염에 대한 관심 및 인식 개선 필요성도 지적했다. 해양 쓰레기 줍기 캠페인 등 해양오염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펼쳐지고 있지만, 여전히 해양 쓰레기가 매년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내 인식 개선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쉐코는 현재 국내뿐만 아니라 사우디, 두바이 등 중동 국가를 포함한 해외 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름 외 해양 플라스틱, 녹조 등 다양한 오염물질을 처리할 수 있는 모델을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가정용 로봇 청소기 같은 로봇들이 수자원마다 설치 및 운영되는 수질 관리 완전 자동화 시스템이 목표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오염물 인식 AI, 로봇 연동형 빅데이터 등을 개발 중이다.

권 대표는 "쉐코 아크-엠은 깨끗한 해양 환경을 편리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며 "해양뿐만 아니라 저수지, 댐, 화력발전소, 회처리장, 하천, 호수 등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오염물을 수질 정화 솔루션을 통해 청정하게 관리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이 쉐코의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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