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홍수로 막대한 피해 입은 그리스 '기후변화와의 전쟁' 선언
산불·홍수로 막대한 피해 입은 그리스 '기후변화와의 전쟁' 선언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3.09.20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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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지난 여름 산불·홍수로 큰 피해 입어...기후변화 위기 현실화
자연재해 대응 예산 두 배 증액...자연재해 보험 의무화 필요도 제기
키리아코스 미토타키스 그리스 총리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올 여름 홍수와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그리스가 '기후변화'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키리아코스 미토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최근 연설을 통해 "우리는 올 여름 역사상 최악의 산불과 홍수를 경험했다"라며 "그리스는 평화의 시기에 기후변화라는 새로운 전쟁에 직면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수와 산불로 그리스 국토를 황폐화시킨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겠다"라며 "앞으로 발생 가능한 재난에 대처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라고 선언했다.

그리스는 지난 수개월 동안 기후변화로 전례 없는 재난을 겪었다. 지난달 그리스 북동부 에브로스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약 38만 헥타르(㏊)의 땅이 잿더미가 됐다. 수천 마리의 동물이 희생됐고 26명이 사망했다. 2000년 이후 유럽연합(EU)에서 발생한 최악의 화제로 기록됐으며 단일 화제 기준 가장 많은 사망자를 냈다.

지난 7월에는 유명 휴양지 로도스섬에서 산불이 열흘 간 이어지며 1만 7770㏊의 숲이 소실되고 관광객 2만 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7월에만 그리스 전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5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북동부 에브로스 지역 화제가 끝나고 불과 며칠 후, 태풍 다니엘이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 평원을 강타하며 최소 17명이 사망했다. 연간 평균 강우량 400㎜인 그리스에서 하루 만에 최대 800㎜의 비가 쏟아졌다. 1년 강우량이 넘는 비가 하루 만에 쏟아지면서 그리스 전역이 물바다가 됐다. 지난 1955년 기상 관측 이래 전례를 찾아 볼 수 없는 비가 쏟아지며 홍수로 가축 11만 마리가 익사했으며 농업 생산량의 25%가 감소하는 피해를 입었다.

이어진 재난에 미토타키스 총리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지난해 테살리이에 홍수가 발생했음에도 제대로 된 예방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지 환경보호단체와 기후 운동가들은 미토타키스 총리가 기후변화 위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그리스 정부는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대응 예산을 총 6억 유로(약 8,521억 원)로 두 배 늘리기로 했다. 재원은 고급 호텔에 대한 증세로 마련하기로 했다.

또, 시민과 기업을 대상으로 자연재해 보험 의무화 논의를 시작했다. 우선 자연재해에 대비해 주택 보험에 가입하는 모든 가정과 기업에 재산세의 10%를 환급해주기로 했다. 미토타키스 총리는 "모든 가정과 사업체의 자연재해 보험 의무화에 대한 공개 토론을 시작할 때"라며 "기후변화가 모든 것을 이전과 다르게 보게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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