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139년 만에 최대 폭우...中 선전도 71년 만에 최대 폭우 피해
기후변화가 태풍 피해 키워...전 세계 피해 우려 증폭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폭우로 인한 홍수로 댐이 붕괴해 대참사를 맞은 리비아. 사망자 수가 최대 2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이 참극의 직접적인 원인은 태풍 다니엘(Daniel)이다. 리비아의 막대한 피해가 부각되고 있지만 다니엘은 이미 다른 나라에도 큰 피해를 줬다. 비단 다니엘뿐만 아니라 이번 달 지구 곳곳에서 태풍으로 인한 심각한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달 현재까지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국가들을 정리했다.
리비아를 강타한 태풍 다니엘은 지난주 이미 그리스와 터키 불가리아를 통과하며 해당 지역에 큰 피해를 입혔다.
그리스에서는 지난주 태풍 다니엘 상륙 후 총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4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 폭우로 댐이 붕괴되고 도로가 유실돼 자동차가 바다로 떠내려갔다. 중부 지역 일부에서는 단 12시간 만에 아테네 연평균 강우량의 두 배에 달하는 비가 쏟아졌다. 그리스 중부 테살리아주 농업 생산량의 25%를 차지하는 테살리아 평야는 엄청난 비가 쏟아지며 거대한 호수로 변했다.
터키와 불가리아도 태풍 다니엘로 큰 피해을 입었다. 터키 키르클라렐리주에서는 폭우가 캠핑장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최소 5명이 사망했다. 이스탄불은 수백 채의 집과 건물이 침수됐고 이로 인해 2명이 사망했다. 불가리아도 부가스 기방 흑해 연안에 폭우가 집중되면서 도로가 끊기고 최소 4명이 사망했다.
태풍 다니엘만이 피해를 입힌 건 아니다. 브라질 남부 히우그란지두술(Rio Grande do Sul)주는 지난 4일 사이클론으로 하루 동안 300mm이상의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홍수와 산사태로 최소 39명이 사망했다. 히우그란지두술주는 그동안 역대 자연재해 중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태풍 피해는 아시아에서도 발생했다. 지난주 태풍 '아이쿠이'의 영향으로 홍콩에는 시간당 158mm, 일부 지역에선 시간당 200mm 이상의 비가 내렸다. 139년 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리며 거리와 터널, 지하철역 등 곳곳이 침수됐으면 이로 인해 최소 2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중국 남부 도시 선전에도 지난 1952년 이후 71년 만에 최대 폭우가 내리며 곳곳에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이밖에 스페인에서는 이달 초 발생한 홍수로 마드리드 남서쪽에서 다리가 무너지는 등 전국적으로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일각에선 기후변화가 태풍 규모와 강도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르스텐 하우스테인 라이프치히 대학 기후학과 교수는 "기후변화가 태풍 다니엘을 더 강하게 만드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여름 내내 지중해 해수면 온도가 평균보다 상당히 높았던 건 사실"이라며 "태풍은 따뜻한 바다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끌어들이고 더운 대기는 비로 전환하는 수증기를 더 많이 보유해 심각한 홍수 피해를 가져온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기후 운동가 에드가 맥그리거는 자신의 SNS에 "수많은 기후 과학자들이 기후변화로 이런 사태가 벌어질 것을 경고해 왔다"라며 "태풍으로 인한 홍수 피해가 처음은 아니지만 이렇게 짧은 기간에 전 세계 곳곳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