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리는 기술들]⑦실내 온도 낮추는 간단한 방법 '굴로 만든 흰색 페인트'
[지구를 살리는 기술들]⑦실내 온도 낮추는 간단한 방법 '굴로 만든 흰색 페인트'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8.30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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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페인트 지붕 도색으로 실내 온도 4℃ 이상 낮출 수 있어
바르셀로나시 도시 지붕 흰색 페인트 도색 검토 중
'쿨루프 프랑스' 굴 껍질 활용한 흰색 페인트 개발...도색으로 에너지 소비 절감

[편집자 주] 지구 온난화로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가 나타나고 있다. 짙어진 온실가스와 도시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무분별한 벌목 등으로 훼손된 지구는 연일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전 세계 국가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아직은 구호에 그치며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기대를 갖게 하는 건 기술이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고 지구를 건강하게 되돌릴 유망 기술들을 소개한다.

쿨루프 프랑스가 굴 껍질 페인트로 도색한 건물 지붕(이미지 출처 - 쿨루프 프랑스 홈페이지)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전 세계를 강타한 폭염에 지구촌이 신음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최고 온도를 경신하고 있고 폭염으로 인한 거대 산불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감당하기 힘든 폭염에 찾게 되는 것은 에어컨이다. 국제 비영리기구 EIA(Environmental Investigation Agency)에 따르면 오는 2050년 에어컨 사용량은 현재의 3배 이상이 될 전망이다. 에어컨은 효과는 확실하지만 많은 전력을 사용하고 더운 열기를 실외로 내뿜여 도시를 더 덥게한다. 에어컨 사용으로 누출되는 수소불화탄소 냉매(HFCs)는 그 자체로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에어컨 사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시기, 간단하지만 확실한 해법이 이미 있다. 바로 '흰색 페인트'가 그 주인공이다.

흰색 페인트의 효과는 명확하다. 건물 지붕을 흰색 페인트로 칠하면 페인트가 햇빛을 반사시켜 건물 실내 온도를 낮추는 효과를 발휘한다. 바르셀로나 자율 대학(UAB) 연구팀에 따르면 바르셀로나시의 건물의 지붕을 흰색으로 칠하면 한여름 폭염 시 평균 0.8℃, 하루 중 폭염이 가장 심한 시간에는 최대 4.7℃까지 실내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바르셀로나 기존 건축물에 쓰이는 자재인 테라코나는 열과 태양열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낮에 더워진 열을 가두는 도시 열섬 현상의 주범으로 꼽힌다. UAB는 실제 바르셀로나시에 도시 건물의 모든 지붕과 옥상을 흰색 페인트로 칠할 것을 건의했으며 바르셀로나시도 실행을 검토하고 있다.

흰색 페인트도 발전하고 있다. 프랑스의 기후테크 기업 '쿨루프 프랑스(Cool Roof France)'는 버려지는 굴껍질을 이용해 흰색 페인트를 만들어 자원재순환을 실현하고 있다. 

기존 페인트는 칼슘과 용제, 물로 구성돼 있다. 프랑스에서는 매년 약 13만 톤 이상의 굴 껍질이 버려진다. 쿨루프 프랑스는 이 굴 껍질을 활용해 페인트를 만든다. 칼슘으로 구성된 굴 껍질의 바깥 부분을 사용해 페인트의 전통적인 칼슘을 대체한다. 쿨루프 프랑스에 따르면 굴 껍질이 페인트 성능을 극대화하고 내구성을 높인다.

흰색 페인트를 지붕에 도포 중인 쿨루프 프랑스 직원 모습(이미지 출처 - 쿨루프 프랑스 홈페이지)

쿨루프 프랑스는 굴 성분이 풍부한 열 반사 지붕 페인트를 세 겹으로 도포한다. 처음 두 겹은 약 20년 동안 지속되는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한다. 세 번째 겹을 추가하면 이 페인트는 건물 지붕에 내리쬐는 태양광선의 90%를 반사한다. 그 결과 건물 실내 온도가 6~7℃ 감소한다. 실내 온도가 6~7℃ 감소하면 에너지 소비를 20~40% 줄일 수 있다.

쿨루프 프랑스는 이미 정부와 협력해 경찰 탐지견 처리 시설 지붕 등 많은 상점과 병원, 사무실 지붕을 도색했다. 쿨루프 프랑스의 굴 껍질로 만든 흰색 페인트는 현재 온라인으로도 판매돼 개인이 구매해 직접 칠할 수도 있다.

줄리앙 마틴 코셔 쿨루프 프랑스 부대표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흰색 페인트로 지붕을 칠해 온도를 낮추는 기술은 상당히 오래된 것이지만 굴 껍질을 이용해 페인트를 생산하는 것은 새로운 혁신"이라며 "흰색 페인트를 칠하는 것으로 실내 온도를 낮춰 에어컨 사용을 줄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에너지 소비량을 최대 40% 가량 절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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