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리는 기술들]②우주에서 직접 태양열 흡수해 지구로 보내는 '태양열 우주 농장'
[지구를 살리는 기술들]②우주에서 직접 태양열 흡수해 지구로 보내는 '태양열 우주 농장'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2.10.1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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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태양광 패널을 단 위성이 우주에서 손실 없이 태양열을 흡수해 친환경 전력을 만드는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편집자 주] 지구 온난화로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가 나타나고 있다. 짙어진 온실가스와 도시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무분별한 벌목 등으로 훼손된 지구는 연일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전 세계 국가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아직은 구호에 그치며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기대를 갖게 하는 건 기술이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고 지구를 건강하게 되돌릴 유망 기술들을 소개한다.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지구 공전 궤도를 돌며 태양열을 흡수하는 대규모 태양광 패널로 막대한 친환경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까? 흡사 SF영화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이 프로젝트가 현실화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유럽 ​​우주국(ESA)은 13일(현지시각) 우주에서 태양 에너지를 흡수해 지구로 보내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우주 공간에서 길이 2km에 달하는 태양관 패널을 장착한 위성, 일명 '태양열 우주 농장(solar space farm)'을 건설해 태양 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전력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태양열 우주 농장은 지구 상공 3만 6,000km에서 궤도를 따라 돌며 태양열을 흡수한다. 길이 2km의 태양열 우주 농장이 건설될 경우 전력 생산량은 원전 1기 생산량과 맞먹는다.   

ESA는 성명에서 "태양열 우주 농장 프로젝트는 유럽이 기후변화 위기에 맞서 지속 및 확장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을 국제사회에 제공하는데 리더 역할을 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태양열 발전은 친환경 에너지의 가장 훌륭한 원천 중 하나지만 현재는 몇 가지 제한 사항이 있어 효율이 낮은 상황이다. 태양이 떠 있는 낮에만 태양열을 흡수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상당수 햇빛은 패널에 도달하기 전에 대기에 흡수된다. 하지만 우주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태양빛은 지구보다 10배 더 강렬하며 대기 흡수로 인한 손실이 없다. 엄청난 태양 에너지를 24시간 내내 손실 없이 흡수할 수 있다.

ESA는 우주에서 24시간 태양열을 흡수해 지구로 전송하는 '무선 전력 전송기'를 개발하기 위해 다국적 항공우주 기업 '에어버스'와 협력하고 있다. 무선 전력 전송기는 위성 TV와 통신 위성 등이 사용하는 전송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에어버스는 "무선 전력 전송기는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파동을 방사하지 않는 기술을 탑재한다는 점 외에 현재 사용되는 4G 안테나 기술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전기로 변환 가능한 파동을 원하는 수신 안테나로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규모다. 길이 2km에 달하는 태양열 패널을 부착한 위성을 만들어 쏘아 올리고 유지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ESA는 현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태양열 우주 농장 건설을 통한 전력 생산이 향후 20년 안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SA와 에어버스는 로봇을 통해 궤도를 도는 태양열 우주 농장을 유지·보수할 계획이다. 로봇이 고장난 태양광 패널을 유지·보수하면 위성 운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SA는 성명에서 "태양열 우주 농장을 통해 약 2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지구에서 태양열 패널 600만개에서 얻을 수 있는 전력량"이라며 "이렇게 생산된 에너지를 약 100만 가구 이상에게 가스와 석유, 원자력 발전으로 얻은 전력 대비 매우 싼 값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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