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리는 기술들]⑥지속 가능한 항공산업 만들 수 있을까? NASA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
[지구를 살리는 기술들]⑥지속 가능한 항공산업 만들 수 있을까? NASA가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8.22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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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산업, 탄소 배출량 2.4% 차지...화석연료 사용 절감 요구 커
전고체 배터리, 화제 위험 낮고 에너지 밀도 높아...전 세계 유수 기업들 연구 한창
NASA도 전고체 배터리 연구 중...낮은 출력 문제에서 상당 부분 진전

[편집자 주] 지구 온난화로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가 나타나고 있다. 짙어진 온실가스와 도시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무분별한 벌목 등으로 훼손된 지구는 연일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전 세계 국가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아직은 구호에 그치며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일수록 기대를 갖게 하는 건 기술이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고 지구를 건강하게 되돌릴 유망 기술들을 소개한다.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항공산업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2.4%를 차지할 정도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비행기 운행에 막대한 화석연료가 사용되는데 이 때문에 프랑스 등 일부 국가는 단거리 항공노선을 폐지하고 기차 등 다른 교통수단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기후변화 위기가 현실이 되면서 개인 제트기를 타는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기업가들에게도 전에 없던 대중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항공업계는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인 지속 가능한 항공유 사용을 늘리고 있으며 전기 배터리로 동력을 제공하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전기로 충전한 배터리로 비행기를 운항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지속 가능한 항공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문제는 배터리 기술이다. 현재 배터리 성능과 안정성이 비행기를 하늘에 띄울 만큼 발전하지 못했다. 지금의 배터리 기술은 드론 같은 일부 경량 항공기에만 사용 가능하고 여객기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머지 않아 배터리로 비행기에 친환경 동력을 공급하는 시대가 열릴지도 모른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전고체 배터리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NASA는 배터리의 주요 안전 문제인 액체 전해질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액체 전해질 화학물질은 연쇄 반응을 일으켜 열이 발생하고 열이 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NASA는 '충전성 및 안전성 향상을 위한 전고체 아키텍처 배터리(SABERS)' 프로젝트를 통해 안정성을 갖춘 전고체 배터리를 연구 중이다. 항공기에 필요한 전력과 효율성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손상돼도 견고한 구조를 유지해 불이 붙지 않는 것이 목표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 전해질이 고체로 된 2차전지다. 전해질이 고체라 발화 가능성이 낮으며 액체 전해질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대용량 구현이 가능하다. 현재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화재 시 진압이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 액체 전해질의 연쇄 화학 반응으로 화재가 일어나면 일반적인 방식으로 불을 끄는 것이 쉽지 않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인 만큼 누출 위험이 낮아 화제 위험에서 자유롭다. 화재 위험이 적은 만큼 냉각장치도 필요없어 배터리 부피도 줄일 수 있다. 

또,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두 배 더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으며 가벼운 디자인 덕분에 더 적은 공간에 더 많은 전력을 담을 수 있다. LG와 SK, 삼성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물론 글로벌 기업 대다수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 중 이지만 아직 완벽한 상용화에 성공한 곳은 없다. 

전고체 배터리도 단점이 존재한다. 이중 하나가 바로 낮은 출력이다. 고체 전해질이 액체 전해질에 비해 이동 속도가 더뎌 출력이 낮다. NASA는 이 부분에서 상당 부분 개선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는 동력원이 에너지를 빠르게 방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터리를 양동이에 비유하자면 양동이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담아 얼마나 빨리 방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에너지를 빠르게 방출하지 못하면 비행기를 추진할 정도의 출력을 얻을 수 없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NASA의 전고체 배터리는 비록 시제품이지만 에너지 방출 속도를 기존 대비 10배 높인데 이어 다시 5배 높이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NASA는 또,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무게를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30~40% 줄였으며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 양도 2~3배 많다고 밝힌 바 있다.

NASA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일정 부분 성과를 얻은 게 분명해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 적용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NASA의 전고체 배터리는 아직 테스트 중이며 구체적인 개발 완료 로드맵도 공개되지 않았다. 개발을 완료한다고 해도 상업용 비행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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