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으로 돼지 정자 생존기간 늘린다...인공수정 성공 가능성↑
설탕으로 돼지 정자 생존기간 늘린다...인공수정 성공 가능성↑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0.10.07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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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성분 '글리칸'이 돼지 정자 생존기간 늘려...'정자 저장소' 생성 가능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당(설탕) 성분이 돼지 정자의 생존기간 연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애니멀헬스미디어가 7일 보도했다.

정자가 돼지 자궁과 난소를 연결하는 '난관(卵管)'에 도달하면 하루이틀 정도 생존한다. 정자가 난관에서 살아남는 시간은 인공수정 성공과 직결된다. 만약 배란이 난관 밖에서 일어나면 인공수정을 다시 시도해야 한다. 정자가 암컷의 생식기관에서 생존하는 시간이 연장되면 인공수정 성공 가능성도 높아진다.

당 성분이 돼지 정자의 생존기간을 늘려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돼지 정자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
당 성분이 돼지 정자의 생존기간을 늘려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돼지 정자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모습.

미국 일리노이대학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에 '글리칸'이라고 부르는 복합당이 돼지 정자의 수명을 늘리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정자 보존 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돼지 난관에서 추출한 각종 당분을 구슬에 바르는 방식으로 구슬을 난관과 비슷하게 만들어 실험했다. 400개 이상의 당분을 검사한 결과, '잉크링 글리칸'이 돼지에 적합한 당분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글리칸 처리된 구슬은 다른 당분으로 처리된 구슬에 비해 더 많은 정자를 보존했다. 또, 글리칸이 정자로 칼슘이 유입되는 것을 지연시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소의 정자도 글리칸과 유사한 당분이 결합되면 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데이비드 밀러 일리노이대학 동물과학부 교수는 "보통 칼슘은 서서히 정자를 분산시켜 수정을 돕는 역할을 하는데, 정자가 당분에 결합하면 칼슘의 움직임이 실제로 멈추게 된다"며 "글리칸이 칼슘을 차단해 정자를 더 오래 살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해 몇 가지 응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글리칸을 이용해 정자의 생식력 검사를 하는 것이 그 중 하나다. 글리칸에 노출되었을 때 수명이 늘지 않은 정자는 수정 가능성이 낮아 폐기할 수 있다. 또, 인공수정이 진행되는 동안 난관에 보조 글리칸을 삽입해 정자의 생존 능력을 높이는 일명 '정자 저장소'를 만드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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