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투자하는 셀럽들]〈21〉해저 탐사로 기후변화 영향 연구하는 해지펀드의 전설 '레이 달리오'
[지구에 투자하는 셀럽들]〈21〉해저 탐사로 기후변화 영향 연구하는 해지펀드의 전설 '레이 달리오'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4.02.19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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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달리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금융계 스티브 잡스'로 불려
달리오 재단, 해저 탐사로 기후변화 영향 밝히는 '오션X' 설립...신비한 바다 매력 대중에 알려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셀럽은 강력한 인플루언서다. 그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엄청난 관심을 받고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유명 셀럽이 투자자로 참가했다는 소식만으로 기업 인지도와 가치가 크게 오른다. '지구에 투자하는 셀럽들' 기획에서 지구를 살리는 착한 기업, '원헬스(One-Health)' 기업 투자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셀럽과 그들이 투자한 기업을 소개한다.

헤지펀드의 전설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

◆국내 주식 투자자들에게도 유명한 헤지펀드의 거물 '레이 달리오'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헤지펀드의 대부로 꼽히는 거물 투자자이자 기업가다. 지난 1975년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를 설립해, 2017년 기준, 약 1,600억 달러(약 213조 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로 성장시켰다. 

지난 2000년 닷컴버블 속에서도 높은 투자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2008년 발생한 세계 금융 위기를 1년 전에 예측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금융계의 스티브 잡스'라고 불리며 지난 2012년 미국 타임지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10월 현역 은퇴를 선언했으며, 지난해 12월 기준 개인 재산은 154억 달러(약 21조 원)로 추정된다. 

그는 개별 종목 투자에 집중하는 대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비중을 시스템화하는 투자를 실행해 왔다. 특히, 경기 침체와 성장 가속화, 인플레이션 상승과 하락 등 어떤 경제 환경에서도 수익을 내는데 초점을 맞춘 '올 웨더 포트폴리오(All Weather Portfolio)'를 고안해 시장의 찬사를 받았다. 올 웨더 포트폴리오는 구체적으로 전 세계 주식을 추종하는 VTI와 미국 장기채(TLT), 미국 중기채(IEF), 금(GLD), 원자재(DBC)에 대한 비중를 조절하며 투자하는 전략이다. 

올 웨더 포트폴리오와 함께 그의 주식 투자 철학을 담은 책 'Principles(원칙)'은 지난 2018년 국내에 정식 출간됐고, 국내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레이 달리오는 중요한 투자 멘토로 여겨지고 있다. 

레이 달리오는 자선 사업에도 관심이 커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 등 부호들의 기부 클럽인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가입해 재산 중 절반을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개인적으로 설립한 달리오 재단을 통해서도 소아마비 치료와 예비 교사 교육 등에 기부했다. 레이 달리오의 이런 자선 활동은 심해 탐사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심해 연구로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지구를 위한 원헬스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심해 탐험과 연구를 수행하는 '오션엑스플로러'(이미지 출처 : 오션X 홈페이지)

◆해저 탐사로 기후변화 영향 밝히는 '오션X' 

달리오 재단은 '오션X(OceanX)'라는 비영리기구를 통해 심해 탐험과 연구를 수행하는 선박 '오션엑스플로러(OceanXplorer)'를 운영하고 있다. 길이 87m 선박에 탐사용과 미디어용 심해 잠수정 2대로 이뤄진 오션엑스플로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심해 연구 및 미디어 선박이다. 

'오션X'라는 이름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의 '스페이스X'를 모방한 것으로 우주에 집중하는 다른 억만장자들과 다른 달리오 재단의 지향점을 상징한다. 오션X의 비전은 '과학자들이 바다를 탐험하고 미디어를 통해 매혹적인 바다를 세상에 달리는 것'이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TV 네트워크 프로듀서 출신인 레이 달리오의 아들 마크 달리오가 오션X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심해 연구 및 미디어 활동을 총괄하고 있다.

레이 달리오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주 탐사보다 해양 탐사가 훨씬 더 흥미롭고 중요하다"라며 "우주에서는 외계인을 볼 수 없지만 바다 밑에서는 외계인 볼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오션X가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심해에 서식하는 헬멧해파리(이미지 출처 : 오션X 인스타그램)

유엔 해양과학기구에 따르면 현재 인간이 탐험한 바다는 전체의 5%에 불과하다. 바닷속 대부분이 미지의 세계로 남겨져 있는 셈이다. 오션X는 미지의 바다를 탐험해 지구에 이로운 정보를 획득하고, 아름답고 신비한 바다속 모습을 대중에게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별도의 미디어 잠수정을 운영하며 심해에서 촬영한 신비한 해양 생물 영상을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에 올리며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는 이유다. 오션X 틱톡 계정 팔로워는 400만 명에 이른다.

레이 달리오는 지난 2011년 연구용 선박과 버블 잠수정을 구입했고 2018년 대대적인 개보수를 통해 오션엑스플로러를 완성했다. 오션엑스플로러의 가치는 1억 8,600만 유로(약 2,672억 원), 연간 운영비는 1,860만 유로(약 267억 원)로 추정된다.

연구용과 미디어용으로 운용되는 버블 잠수정은 바닷속 1,000m 깊이까지 운행이 가능하다. 연구용은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해저에서 샘플을 채취한다. 미디어용에는 다양한 카메라가 있어 아주 작은 해양 생물까지 촬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구용 잠수정의 활동 모습을 광각으로 담을 수 있다. 촬영된 영상은 모두 실시간 전송이 가능하다. 케이블로 연결한 원격 조작 차량(ROV)은 해저 6,000m까지 내려가 열수구, 수중 화산 등을 샘플링할 수 있다.

해저에서 채취한 샘플은 고해상도 3D 스캐너를 이용해 디지털 자료를 만들고 온라인 데이터베이스화한다.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해상 생물을 발견할 경우 참조 게놈을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DNA를 디지털화한다.

오션X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심해 환경 변화 탐구로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늠할 수 있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해양 데이터는 인공위성에 크게 의존해 정확도가 낮았지만 오션X는 물속에서 직접 환경 DNA(eDNA)를 채취해 해양 동물 세포 기반의 유전적 지문을 포착한다. 이를 통해 물고기가 임신 중인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등을 알 수 있어 변화하는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아부다비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기간 동안 아부다비 인근 해양 산호 유충 분포와 내열성 산호의 번식 가능성을 조사하기도 했다. 

오션X는 최근 홍보 자료를 통해 "여러 지역의 과학자들과의 협업해 현지 연구자들이 역사상 처음으로 기후에 민감한 지역에 대한 중요한 연구 결과를 발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라고 밝혔다.

마크 달리오 오션X CEO는 "우리는 오션엑스플로러와 오션X가 심해 탐사 최전선에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심해 데이터를 수집해 과학계와 정부에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더 잘 알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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