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고양이 채식하면 전 세계 5.2억 명 기아 탈출할 수 있다
강아지·고양이 채식하면 전 세계 5.2억 명 기아 탈출할 수 있다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10.0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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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채식으로 탄소배출량 크게 줄일 수 있어...매년 70억 마리 가축도 살릴 수 있어
강아지와 고양이가 식물성 사료를 먹으면 환경과 식량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전 세계 강아지와 고양이가 식물성 사료를 먹으면 기후 위기와 식량 안보에 엄청난 이점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윈체스터 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온라인 과학저널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한 논문에서 전 세계 강아지와 고양이가 식물성 사료를 먹으면 약 5억 2,000만 명의 사람들에게 식량을 공급할 수 있고 매년 도축되는 가축 70억 마리를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모든 강아지가 식품성 사료로 전환하면 유럽연합(EU) 전체 인구보다 많은 4억 5,000만 명을 먹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전 세계 모든 고양이가 식물성 사료로 전환하면 우리나라 인구보다 많은 7,000만 명을 먹일 수 있다.

강아지와 고양이가 비건식을 하면 기후변화와 동물복지 악화에 원인이 되는 축산업 규모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아지와 고양이가 식물성 사료를 먹으면 매년 식용으로 도축되는 가축의 약 9%인 70억 마리를 살릴 수 있다. 이 수치는 생선 양식에 사용되는 동물성 사료를 제외한 것으로 생선을 포함하면 매해 더 많은 가축이 동물 사료로 도축되고 있다.

강아지와 고양이의 동물성 사료 소비는 토지와 물 사용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 모든 강아지가 식물성 사료를 먹으면 사우리아라비아나 멕시코 보다 넓은 토지를 확보할 수 있다. 두 곳은 면적 기준 전 세계에서 12번째와 13번째로 넓은 나라다. 또, 덴마크의 모든 재생 가능한 담수보다 더 많은 담수를 절약할 수 있다. 같은 기준을 고양이에 대입하면 일본과 독일보다 넓은 토지를 확보할 수 있고, 요르단에서 사용하는 물보다 더 많은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연구팀은 반려동물 사료가 생각보다 환경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동물과 관련돼 배출되는 탄소의 25~30% 정도가 반려견과 반려묘 사료 생산이 원인이다. 전 세계적으로 반려동물 사료 생산으로 연간 약 6,400만 톤의 탄소가 배출되는데 이는 자동차 1,300만 대에 해당하는 양이다.

그렇다면 과연 강아지와 고양이에게 동물성 사료가 아닌 식물성 사료를 급여해도 건강에 문제가 없을까? 

지난달 폴란드 루블린 생명과학 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식물성 식단을 섭취하는 이른바 '비건 고양이'가 동물성 식단을 섭취하는 이른바 '육식 고양이'보다 중증 질환 발생이 감소하는 등 더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반려동물사료협회는 지난 2월, 기술의 발전으로 동물성 원료에서만 얻을 수 있던 영양소를 합성이나 새로운 원료에서 얻을 수 있게 됐으며, 개와 고양이가 식물성 식단을 섭취할 때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를 이끈 앤드류 나이트 윈체스터 대학 교수는 "반려동물 사료가 식량 안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이번 연구가 앞으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환경과 동물의 건강을 생각하는 반려동물 보호자라면 영양학적으로 건강한 비건 사료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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