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사료 먹는 '비건 고양이' 동물성 사료 먹는 '육식 고양이'보다 더 건강하다
식물성 사료 먹는 '비건 고양이' 동물성 사료 먹는 '육식 고양이'보다 더 건강하다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9.19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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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사료 먹은 고양이, 동물병원 방문 횟수 및 약물 사용, 건강 이상 진단 등 감소
비건 고양이, 육식 고양이보다 모든 건강 지표에서 더 높은 점수 받아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식물성 사료를 먹은 고양이가 동물성 사료를 먹은 고양이보다 더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양이는 육식 동물이라는 고정관념에 상반되는 결과라 관심이 모아진다.

폴란드 루블린 생명과학 대학교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한 최근 연구에서 식물성 식단을 섭취하는 이른바 '비건 고양이'가 동물성 식단을 섭취하는 이른바 '육식 고양이'보다 동물병원 방문 횟수가 적고, 약물 사용과 중증 질환 발생이 감소하는 등 더 건강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396명의 고양이 주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중 고양이에게 식물성 사료를 급여하는 사람은 9%인 127명이었다. 1년 동안 진행된 연구에서 비건 고양이의 동물병원 방문은 7% 감소했고 약물 사용은 15% 줄었다. 치료 식단을 사용하는 경우는 55% 줄었고 수의사에게 건강 이상을 진단 받는 경우는 4% 줄었다. 중증 진단은 감소 비율은 8%로 더 높았다.

연구팀이 고양이에게 발생하는 22가지 질환을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비건 고양이의 37%가 1개 이상의 질환을 겪는 반면 육식 고양이는 42%가 1개 이상의 질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식 고양이에게 가장 흔한 질환은 15개인 반면 비건 고양이에게 가장 흔한 질환은 7개로 절반 가량에 그쳤다. 비건 고양이는 육식 고양이에 비해 모든 건강 지표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고 건강이 좋지 않은 고양이 한 마리가 겪는 평균 질환 수가 16% 감소했다. 기존에 질환을 가지고 있는 고양이가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경우는 23% 감소했다.

고양이는 오랫동안 육식 동물로 분류돼 동물성 식단 섭취가 필수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연구팀은 고양이에게 필요한 것은 육류가 아니라 타우린과 비타민 A, B12 같은 육류에 포함된 특정 영양소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런 영양소는 육류가 아닌 보충제로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앤드류 나이트 루블린 생명과학대학 교수는 "현재의 비건 사료는 식물성, 광물성, 합성 원료를 사용해 고양이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다"라며 "합성 영양소를 추가한 비건 사료를 급여하는 것이 고양이 건강을 위한 더 나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고양이에게 식물성 식단을 제공하는 것이 건강에 더 좋아는 연구 결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영국 반려동물사료협회는 지난 2월 "기술의 발전으로 동물성 원료에서만 얻을 수 있던 영양소를 합성이나 새로운 원료에서 얻을 수 있게 됐다"라며 "개와 고양이가 식물성 식단을 섭취할 때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영국 비건 고양이 사료 제조사 비건 소사이어티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고양이에게 식물성 사료를 먹이는 보호자 40%는 비건 식단이 더 건강에 좋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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