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가두거나 묶지 마세요"...그리스, 최악 산불로 동물 희생도 커
"동물을 가두거나 묶지 마세요"...그리스, 최악 산불로 동물 희생도 커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7.24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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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폭염으로 대규모 산불 발생...동물 피해도 '심각'
일부 가축 우리에 갖혀 희생돼...현지 동물보호단체 구조활동 나서
산불로 그을린 개을 구조 후 물을 주는 모습(이미지 출처 - hellenicredcross 인스타그램)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지난주 그리스에서 폭염으로 발생한 산불로 사람은 물론 동물들이 큰 피해을 입으면서 현지 동물보호단체들이 적극적인 구조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리스는 40℃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관광지로 유명한 로도스 섬은 일주일 이상 산불이 이어지면서 지난 22일(현지시간) 주민과 관광객 등 3만 명이 대피하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리스 중부 라에르마와 동부 라르도스 등에서 거대 산불로 주택과 호텔, 성당 등이 화마에 휩싸였다. 그리스 시민보호청은 아테네가 위치한 아티카 지역을 비롯한 13개 지역에 산불 적색경보를 내렸다.

폭염으로 건조한 나뭇잎에 불이 붙으며 그리스 전역에서 산불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람들이 급하게 피신하면서 이들이 돌보던 가축과 반려동물 상당수와 야생동물이 화재로 희생되고 있다. 가축의 경우 사육장에 갖혀 화재를 피하지 못하고 불에 타 죽는 사고도 발생했다.

그리스 동물보호 특별 사무국은 SNS를 통해 "안타깝게도 수십 마리의 가축들이 사육장에서 나오지 못하고 불에 타 죽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자원봉사자 및 구조단체와 협력해 가능한 한 많은 동물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화제 상황에서는 동물을 갇두거나 묶어두지 말아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현지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을 구하기 위한 구조활동과 함께 화마를 입은 동물을 돌보기 위한 보호소를 만들고 있다.

아티카 남동부 칼리아아와 아나비소스 지역에선 자원봉사자들이 화재가 난 마을을 돌며 우리에 갖힌 가축을 풀어주고 탈출하지 못한 야생동물들을 구조하고 있다. 주인들이 미처 데리고 가지 못한 개와 고양이는 아테테 북쪽 교외 지역 갈라시 보호소로 옮겨지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도그스 보이스(Dog's Voice)'가 마련한 임시 보호소에는 지난 주말 기준, 약 500여 마리의 동물이 모였으며 심각한 화상이나 호흡에 문제가 있는 동물들을 인근 동물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현지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번주에도 40℃가 넘는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자 반려동물 보호자들에게 산불의 위험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상황이 긴박해지기 전에 반려동물들을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피신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주말 그리스의 기온은 4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돼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제동물보호단체인 '동물을 인도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PETA)'는 "위험에 처하거나 조난당한 동물을 본 사람은 가능한 도와야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경우 정확한 위치를 확인해 당국이나 동물보호단체에 신고해달라"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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