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댕댕이 요즘 부쩍 사나워졌다면 이유는 바로 '기후변화'
우리 댕댕이 요즘 부쩍 사나워졌다면 이유는 바로 '기후변화'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6.21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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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화창하고 오존지수 높은 날 개 공격성 증대...개 물림 사고 늘어
개도 인간처럼 폭염·대기오염 영향받아...기후변화로 개 물림 위험↑
기후변화가 개의 공격성을 증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후변화가 개의 공격성을 증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당신이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면 잘 생각해보자. 평소 얌전했던 개가 요즘 부쩍 사납게 짖는 경우가 늘었는가? 같이 산책을 나갔는데 다른 사람이나 개에 예상 외의 공격성을 보여 놀란 적은 없었는가? 평소 통제 가능했던 개의 공격성이 요즘 부쩍 강해졌다고 느낀다면 이유가 있다. 당신의 개를 사납게 만드는 범인은 바로 기후변화다.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한 '덥고 화창하며 오존지수가 높은 날에는 개에게 물릴 위험이 더 높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기후변화로 사람이 개에게 물리는 일이 더 흔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2009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전역의 8개 도시에서 발생한 개 물림 사고 데이터를 조사했다. 이 기간 총 6만 9,525건의 개 물림 사고가 발생했다. 10년 동안 하루 평균 3건의 개 물림 사고가 일어났다.

데이터 분석 결과 자외선 지수가 높은 날에는 개 물림 사고가 11%, 더운 날에는 4%, 오존 지수가 높은 날에는 3%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가 오는 날에는 개 물림 사고가 소폭이지만 1% 감소했다. 최근 우리나라에게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초미세먼지는 개 물림 사고 증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에는 개의 품종과 성별, 중성화 여부 등 다른 요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자외선이 강하고 더운 날씨가 인간과 마찬가지고 개의 공격성을 증대시킨다고 추측했다. 미국에서 45년 동안 이뤄진 한 연구에 따르면 높은 기온이 폭적력인 범죄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비폭력 범죄는 기온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운 날씨에는 부정적 표현을 사용하는 언론 보도가 늘어나며 회사를 관두는 사람이 많아진다. 고온과 대기 오염이 인간은 물론 쥐와 원숭이의 공격성을 증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개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폭염과 대기 오염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덥고 화창하며 오존지수가 높은 날에는 개가 사람을 더 적대적으로 대한다"라며 "기후변화가 이제 인간의 가장 오랜 친구를 적으로 만들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대기 오염으로 발생되는 사회적 부담에는 이제 동물의 공격으로 인한 비용도 포함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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