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은 뱀에게 어떤 영향 미칠까?...英, 폭염 속 애완용 뱀 탈출로 '뱀 주의보'
폭염은 뱀에게 어떤 영향 미칠까?...英, 폭염 속 애완용 뱀 탈출로 '뱀 주의보'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7.11 1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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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 뱀 활동 더 활발해져...사육장 탈출해 야생으로 돌아가려는 본능 강화
英, 코로나19 이후 애완용 뱀 인기...여름철 애완용 뱀 탈출 사례 급증
영국에서 애완용 뱀의 탈출이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애완용으로 인기인 비단뱀
영국에서 애완용 뱀의 탈출이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애완용으로 인기인 비단뱀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폭염으로 애완용 뱀의 탈출이 늘면서 영국에 '뱀 주의보'가 내렸다. 영국왕립동물보호협회(RSPCA)는 최근 성명을 내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집을 탈출하는 애완용 뱀이 크게 늘고 있다"라며 "뱀 소유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경고했다.

RSPCA는 뱀을 '뛰어난 탈출 예술가'라고 표현하며 뱀이 더운 환경에서 더 활동적으로 변하며 이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육장을 탈출해 야생으로 돌아가려는 시도를 한다고 설명했다. 뱀이 사육장을 넘어 집 밖으로 탈출하는 사고를 막기 위해 사육장을 단단히 고정하고, 틈이 생기거나 사육장 뚜껑이 헐거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소유주가 집을 떠나 애완용 뱀을 오랜 시간 방치할 때는 사육장을 잠그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SPCA가 이 같은 입장을 낸 이유는 최근 애완용 뱀의 탈출 사례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RSPCA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애완용 뱀의 탈출 신고가 월 평균 100건이 넘었으며 올해도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탈출한 뱀이 공원을 산책 중인 개를 물어 개가 죽는 사고가 발생하며 영국 전역에 '뱀 주의보'가 화제가 됐다.

영국에서 애완용 뱀을 키우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약 1%로 영국 전역에서 약 50만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뱀 사육은 코로나19 이후 특이한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급증했다. 애완용으로 인기가 있는 종은 대부분 비단맵, 보아뱀, 옥수수뱀으로 모두가 외래종이다.

전문가들의 따르면 뱀은 타고난 본능이 강해 야생에서 잡히든, 사육장에서 태어나 자랐든, 항상 야생의 삶을 원하고 그리워하는 습성을 가졌다. 애완용으로 키운다고 해도 더운 날씨에 더욱 활발하게 움직이려는 뱀의 습성을 막을 수 없다. 때문에 여름철 애완용 뱀 탈출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애완용 뱀을 키우는 사람들이 뱀의 습성과 여름철 행동 변화에 대한 인식과 준비가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다. 

RSPCA는 "뱀을 비롯한 위험한 파충류를 키우려는 사람들은 전문가에게 특정 종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과 적절한 돌봄에 필요한 사항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라며 "이런 준비가 된 경우에만 뱀을 애완용으로 키우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래종 뱀이 집 밖으로 탈출할 경우 토종 야생동물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라며 "애완용 뱀에 추적을 위한 마이크로칩을 삽입하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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