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기업이 환경 오염 피해 배상하면 어떻게 될까? 수익 44% 급락 전망
상장 기업이 환경 오염 피해 배상하면 어떻게 될까? 수익 44% 급락 전망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9.0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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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피해' 전 세계적으로 수조 달러 전망...유틸리티 산업은 배상금이 수익 2배 초과
기업 탄소 배출, 소비자 책임도 있어...기업들 탄소 배출 정보 공개 의무화해야
상장 기업들이 탄소 배출에 따른 배상을 하면 수익이 급감할 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공장 굴뚝의 모습
상장 기업들이 탄소 배출에 따른 배상을 하면 수익이 급감할 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공장 굴뚝의 모습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전 세계 상장 기업이 탄소 배출로 인한 환경 오염을 배상해야 할 경우 수익이 절반가량 감소할 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 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동료 심사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의 상장기업 약 1만 5,000개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미친 영향을 바탕으로 한 배상금을 지불해야 할 경우 수익의 44% 감소가 예상되며 그 감소액은 전 세계적으로 수조 달러(수천조 원), 미국 기업의 경우 수천억 달러(수백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미국 정부가 발표한 이산화탄소 배출에 따른 오염 비용(톤당 190달러)을 기준으로 이 같은 수치를 산정했다. 

'탄소 피해'로 명명한 배상금 규모는 산업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가장 큰 탄소 피해는 전력 집약적인 4개 산업인 에너지, 유틸리티, 운송, 철강 등 제조업이 차지해 전체의 89%에 달했다. 특히 유틸리티 산업의 피해액은 수익의 두 배를 넘었으며, 나머지 산업도 모두 피해액이 수익을 초과했다. 반면, 은행 및 투자 부분은 평균 피해액이 수익의 1% 미만으로 나타나 탄소 피해 규모가 가장 낮은 산업으로 꼽혔다. 국가별로는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기업의 탄소 피해액이 가장 많았고 영국과 미국이 가장 적었다.

연구는 몇 가지 한계를 포함하고 있어 상장 기업들이 실제 기후위기에 대한 피해를 보상해야 할 경우 배상액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탄소 배출량에는 기업이 생산 과정에서 직접 배출한 것만 포함됐고 이후 사용에 따른 배출량은 포함되지 않았다. 자동차로 예를 들면, 자동차 생산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포함됐지만 자동차 생산 이후 발생하는 실제 사용으로 인한 오염은 제외됐다. 또, 이번 연구 결과는 전 세계 기업 중 일부만을 대상으로 해 많은 상장 기업이 제외됐으며 상장되지 않은 민간 기업은 아예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기후 관점에서 어떤 기업의 어떤 활동이 사회에 특히 더 많은 비용 지불을 요구하는 지를 보여주는 것에 의미가 있다"라며 "이러한 피해에 대한 책임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과 제품을 소비자가 모두에게 있어 기업만 탓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탄소 배출량을 정확히 공개하도록 각국 정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현재로서는 기업이 기후 관련 약속을 지키고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그린워싱을 하고 있는지 알기 위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라며 "매년 기업의 탄소 배출량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것이 기업의 배출량 감축 및 탄소중립 달성을 유인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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