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탄소 배출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은? 獨 사례에 해답 있다
자동차 탄소 배출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은? 獨 사례에 해답 있다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8.02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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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지난 5월 D-티켓 도입 이후 대중교통 이용객 25% 증가
지난해 '9유로 티켓' 3개월 운영으로 탄소 배출량 180만 톤 줄여
베를린 중앙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의 모습
베를린 중앙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의 모습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주요한 원인이다. 각국 정부가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교통 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당장 획기적으로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디젤차를 전기차로 100% 전환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당장 교통 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대중교통 비용을 낮추는 것이 교통 부문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는 점이 최근 독일에서 증명됐다. 우리나라도 적용을 검토해 볼 만한 사례다.

유로뉴스는 1일(현지시간)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여 교통 부문 탄소 배출량을 억제하려는 독일의 계획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의 지역 열차 운영 업체 DB Regio에 따르면 월 49유로(약 7만 원)의 '도이칠란드 티켓(D-티켓)'이 도입된 이후 지역 서비스 이용객이 25% 증가했다.

지난 5월 출시된 D-티켓은 독일 전역에서 버스와 지역 열차를 횟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다. 가장 사용자가 많은 인기 노선인 베를린의 S-Bahn 네트워크도 포함됐다. 매월 자동으로 사용이 갱신되는 구독형으로 독일운송회사협회(VDV)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D-티켓을 구독한 승객은 960만 명이다. 도입 3개월을 갓 넘긴 현재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신규 고객이 100만 명에 증가했다. 

독일 철도청에 따르면 독일 국민들은 주로 장거리 여행에 D-티켓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변과 산으로 가는 노선의 인기가 높았다. 휴가를 갈 때 자차가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D-티켓이 대중교통 이용 증가를 통해 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분명한 효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 혜택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초저가 티켓 운영으로 인한 정부의 부담이 크다. 지난 5월에는 현지 운송업체들이 현재 가격으로 D-티켓을 계속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실제 독일 정부는 지난해 6~8월까지, 한 달에 9유로(약 1만 3,000원)로 독일 전역에서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9유로 티켓'을 운영했다. 9유로 티켓의 인기로 해당 기간 대중교통 이용객이 50% 늘었고 이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180만 톤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는 1년간 독일 전역의 아우토반의 속도 제한 규제를 도입할 때 얻을 수 있는 탄소 배출 절감 효과와 동일한 수준이다.

이 같은 효과를 얻었지만 9유로 티켓은 주 정부의 재정 부담 증가로 3개월 한시 운영 후 종료됐다. 독일 철도청은 올해 9유로 티켓과 비슷한 '10유로 티켓'을 선보였다. 가격은 비슷하지만 사용기간이 6월 11일부터 7월 31일로 한정됐고 모든 대중교통이 아닌 철도만 사용 가능하다. 사용할 수 있는 인원도 총 100만 명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D-티켓이 구독제로 운영되는 만큼 안정적인 비용 징수가 가능해 현재의 혜택을 유지하며 더 많은 사람을 가입자로 유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볼커 비싱 독일 교통부 장관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D-티켓이 예상을 뛰어넘는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라며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D-티켓을 계속 사용한다면 혜택 축소나 중지 없이 D-티켓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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