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조류 기반 사료, 소 메탄 배출 억제에 효과...관련 기업들 기술 개발 활발
네덜란드 연구팀 "해조류 기반 사료 안전성 입증 필요해"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소가 내뿜는 메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해조류가 소의 건강과 식품 안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식품 전문매체 푸드인그레이언츠퍼스트의 16일(현지 시간)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 바헤닝언대학 축산연구소 연구팀은 소의 메탄 배출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해조류 '바다고리풀(Asparagopsis taxiformis)'이 소의 건강과 식품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다고리풀에는 소의 반추위에서 메탄이 생성되는 것을 막는 물질인 브로모포름이 고농도로 함유돼 있다.
소가 방귀와 트림으로 배출하는 메탄은 지구온난화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반추동물인 소가 트림과 방귀로 내뿜는 메탄은 한 마리당 1년 평균 120kg에 이른다. 농업 분야 메탄 배출량의 32%가 소에서 나온다. 지구를 위해 육류, 특히 소고기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해조류를 이용한 사료 개발은 소의 메탄 배출량을 줄이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기후변화 대응과 1차 산업 혁신이 강조되며 많은 스타트업이 해조류를 이용한 항메탄 사료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해조류의 브로모포름을 이용해 소 위장의 메탄 생성 박테리아 효소를 억제하는 사료 보충제를 개발한 호주 기후테크 스타트업 '루민8(Rumin8)'이 대표적이다. 루민8은 지난 1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이끄는 벤처캐피털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EV)에서 1,200만 달러(약 148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연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해조류는 1만 종이 넘을 정도로 다양하지만 현재 소의 메탄 배출을 줄이는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것은 바다고리풀 정도다. 연구팀은 바다고리풀에 함유된 브로모포름에 고용량의 독성이 포함돼 있어 소의 반추위벽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
브로모포름이 소의 오줌은 물론 소가 생산하는 우유에도 포함될 수 있어 해조류를 소에게 먹이는 것은 소의 건강과 식품 안전을 해칠 수 있다. 해조류가 젖소의 메탄 배출을 줄일 수는 있지만 젖소의 건강과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어 해조류 기반의 사료를 급여하기 위해서는 식품 안전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바우터 무이젤라르 바게닝겐 축산연구소 연구원은 "브로모포름이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존재하며 그에 따라 식수의 경우 브로모포름 허용치가 제한되고 있다"라며 "하지만 식품이나 동물 사료에는 이러한 제한이 없으며 해조류 사료 급여로 우유에서 브로모포름이 발견될 수 있다는 점은 식품 안전 측면에서 매우 우려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조류 또는 해조류 기반 항메탄 생성 방지 사료를 사용하면 환경에 이로움이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이 가축과 인간의 건강"이라며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더 이상 해조류 기반 사료를 개발할 이유가 없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