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없어도 여름날 수 있다? 냉각 효과 탁월한 '쿨링필름' 개발 중
에어컨 없어도 여름날 수 있다? 냉각 효과 탁월한 '쿨링필름' 개발 중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3.04.0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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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연구팀, 셀룰로오스 이용한 쿨링필름 개발 중...가정용 에어컨 필적하는 냉방 효과 확인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때이른 봄더위가 기승이다. 4월 초 날씨로는 드물게 한낮 최고 기온이 25도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벚꽃이 지기도 전에 찾아온 여름 기온은 심각한 지구온난화의 방증이다. 

날이 더워지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에어컨이다. 올 여름은 폭염이 예고돼 있어 더 많은 사용이 예상된다. 에어컨은 가정 내 어떤 가전기기보다 많은 전력을 사용한다. 그만큼 많은 탄소발자국을 남긴다. 에어컨 사용으로 누출되는 수소불화탄소 냉매(HFCs)도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R-410A 냉매는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에 최대 2천 배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에어컨을 대신해 시원한 여름을 보내게줄 친환경적인 대안은 없을까? 지금 당장은 없지만 머지않은 미래에는 가능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팀이 햇볕에 노출돼도 시원함을 유지하는 식물 기반 쿨링필름을 개발하고 있다.

냉각소재가 주변 공기보다 차갑게 유지되려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태양열을 반사해 주변 공기를 가열하지 않도록 태양 반사율이 높아야 한다. 열을 우주 공간으로 방출하기 위해 적외선 대역 방사율도 높아야 한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소재는 극소수로 '수동 주간 복사 냉각(PDRC)' 소재를 자동차나 건물 외벽에 적용하면 전기 소비 없이 냉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태양열 반사를 위한 PDRC 소재는 일반적으로 흰색이나 은색을 띈다. 다른 색상이 더해지면 냉각 성능이 저하된다. 유색 안료는 특정 파장 빛을 선택적으로 흡수해 눈에 보이는 색상만 반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빛을 흡수하면 열이 방출돼 주변 온도가 상승한다. 냉각 효과를 위해 여러 색상 사용이 제한된다는 점은 건축이나 자동차, 의류같이 외관이 중요한 분야에 적용을 어렵게 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무지개빛깔 쿨링필름(이미지 출처 -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팀 Qingchen Shen 박사)

연구팀은 안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 상태에서 다양한 색상을 구현하는 방법을 찾았다. 해결책은 구조적 착색이다. 구조적 착색은 비누방울에서 볼 수 있듯이 색소 없이도 모양과 패턴이 특정 색상 빛을 반사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식물에서 발견되는 셀룰로오스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 나노결정(CNC)을 사용해 색소를 첨가하지 않고 무지개 빛깔을 내는 필름을 만들었다. 셀룰로오스는 PDRC를 촉진하는 몇 안 되는 천연 소재 중 하나다.

연구팀은 파란색과 녹색, 빨간색의 셀룰로오스 필름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셀룰로오스 필름이 햇볕에 노출됐을 때 필름 아래 온도가 주변 온도보다 4°C 가량 낮았다. 1제곱미티(㎡) 필름은 120와트(W) 이상의 냉방력을 생성해 가정용 에어컨에 필적하는 성능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침실은 제곱미터당 80와트, 거실은 125와트의 에어컨 용량이 필요하다.

다양한 색상 적용이 가능함을 발견한 연구팀은 다양한 목재 마감재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질감을 구현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CNC-에틸 셀룰로오스 필름에 환경 오염 물질이나 날씨 변화를 감지하는 센서를 추가하는 것도 연구 계획에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쿨링필름이 건물의 온도 변화와 혼잡 지역의 오염물질 수준 변화를 모니터링하는데 사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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