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곰팡이 '더 위험해진다'...돌연변이로 인간 건강 위협
지구온난화로 곰팡이 '더 위험해진다'...돌연변이로 인간 건강 위협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3.02.09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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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상승으로 병원성 곰팡이 인간 체내 생존 가능성 높아져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치명적인 병원성 곰팡이 '크립토코쿠스'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지구온난화로 곰팡이가 인간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 대학 의과대학 연구팀은 최근 미국국립과학원 회보에 발표한 논문에서 기온 상승이 병원성 곰팡이(진균)의 돌연변이를 유도해 질병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병원성 곰팡이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인간과 다른 동식물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현재 약 300여개의 병원성 곰팡이가 알려져 있고 이중 칸디다(Candida), 아스페르길루스(Aspergillus), 크립토코쿠스(Cryptococcus) 등은 면역성이 약한 사람에게는 생명을 앗아갈 정도의 치명적 곰팡이로 꼽힌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병원성 곰팡이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인간의 체온이 너무 높아 병원성 곰팡이가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승하는 지구 온도가 문제가 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크립토코쿠스에 대한 열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온도 상승이 급격한 유전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

기온 상승이 DNA가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옮겨가는 트래스포손(transposon), 이른바 '점핑 유전자(jumping gene)'를 자극해 병원성 곰팡이 유전자의 돌연변이 발생을 가속화하고 변이된 유전자의 적응력을 높인다. 높은 기온으로 점핑 유전자가 더 많이 만들어지고 곰팡이 DNA가 이동하며 더 높은 기온에서 생존할 수 있게 진화한다.

연구팀이 진행한 열 스트레스 실험에서 크립토코쿠스의 점핑 유전자 돌연변이 비율은 30℃에서 배양했을 때보다 인간 체온과 동일한 37℃에서 배양했을 때 5배 더 높았다. 배양이 아닌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더 많은 돌연변이가 일어났다.

논문에 주저자로 참여한 아시야 구사 듀크대학 의과대학 분자 유전학 및 미생물학 박사후 연구원은 "점핑 유전자가 촉발한 돌연변이로 병원성 곰팡이가 높은 인간 체온에 적응하고 이로 인해 기존에는 일어나지 않았던 질병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지구온난화로 돌연변이 수를 늘리는 열 스트레스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이 같은 가능성가 현실이 되는 것은 생각보다 빠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지원한 아르투로 카사데발 존스홉킨스대학 분자 미생물학 및 면역학 학과장은 "이번 연구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병원성 곰팡이의 진화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라며 "지구온난화를 걱정해야 할 이유가 한 가지 더 늘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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