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균의 토지기반 탄소중립]③2050탄소중립시나리오 : 탄소중립 시대, ‘3S형 산림 관리’가 필요하다
[이우균의 토지기반 탄소중립]③2050탄소중립시나리오 : 탄소중립 시대, ‘3S형 산림 관리’가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승인 2022.10.06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숲 나이 들면 생장 둔화로 이산화탄소 흡수량 감소...우리나라 50년 이상 산림 2050년 전체의 72% 차지
적극적 관리 없으면 2050년 산림 이산화탄소 흡수량 1.39억 톤으로 감소 전망
탄소중립 시대, 산림을 흡수원·저장고·대체재 차원에서 관리하는 ‘3S형 산림 관리’ 중요
수확기 산림에서 목재 생산...그 자리에 신규조림으로 흡수량 늘려야
3S형 산림 관리, 산림 기반 산업 통해 이뤄져야... 국산목재시장 활성화 절실
이우균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 교수
이우균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 교수

2050탄소중립시나리오는 전환, 산업, 건물, 수송, 농축수산, 폐기물, 흡수원,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활용(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등 9개 부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토지와 관련 있는 부분은 농축수산과 흡수원 부문이다. 지난 기고에서는 토지와 관련 있는 농축수산 부문 시나리오를 점검했다. 이번 글에서는 흡수원 부문의 내용과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국제사회에서는 온실가스 흡수원을 산림지(forest land), 농경지(cropland), 초지(grassland), 습지(wetlands), 정주지(settlements), 기타 토지(other land)로 구분하고 있다. 이 흡수원 중 가장 큰 역할은 하는 것은 산림지이며,  우리나라에서는 국토의 3분의 2(63%)를 차지하고 있는 산림이 지난 2019년 기준 4,32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총 배출량 (7억 140만 톤)의 약 6.2%를 차지하는 양이다.

그런데 숲의 나이가 증가하면서 생장이 둔화되고, 이에 따라 산림의 흡수량은 지난 2008년 이후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오는 2050년에는 현재 흡수량의 30%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 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 전망(출처: 탄소중립위원회 2021.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
우리나라 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 전망(출처: 탄소중립위원회 2021.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50년 이상 된 산림은 2020년 현재 5.7%이지만, 오는 2030년에는 32.9%, 2050년에는 72.1%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숲 가꾸기, 신규조림 확대 등 적극적인 산림 관리가 없을 경우, 2050년 산림의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1억 3,900만 톤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는 산림 대책이 강화되고, 해양·하천·댐 등 흡수원을 최대로 활용할 경우, 2050년 온실가스 흡수량을 최대 2억 5,300만 톤까지 확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는 흡수원 확보 방안 대상으로 산림, 해양, 댐·하천, 초지 및 도시지역 녹지 등을 들고 있다. 이 중 산림은 '나무를 심고 가꾸고 수확하여 지속 가능하게 이용함으로써 경제·사회·환경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림 순환 경영을 제시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유휴토지에 숲 조성, 도시숲 및 녹지 확충, 산림훼손지 등에 대한 생태복원 등 신규조림 확대로 흡수원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또, 댐·하천 등을 통한 흡수원 확충 계획도 포함됐다. ‘평상시에는 물이 흐르지 않으나 홍수 시 침수되는 하천이나 주변 공간’을 의미하는 홍수 터, 수변공간 등을 활용해 탄소흡수 기능을 증진하는 계획이다. 또, 댐으로 유입되는 부유물 중 목본류를 이용해 토양개량제 등으로 활용 가치가 높은 바이오차(biochar)를 생산하는 것도 배출을 줄이는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산불, 산사태, 산림병해충 등 온실가스 배출 요인이 되는 재해를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적시하고 있다. 그리고 수확한 목재(HWP:Harvest Wood Product)를 부가가치가 높고 수명이 긴 제품으로 만들어 그 이용을 확대하는 계획도 포함한다. 이를 위해 공공건축물 등 공공부문의 이행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상을 요약하면, 탄소중립 시대에는 소위 ‘3S형 산림 관리’가 되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산림을 '흡수원(sequestration)', '저장고(storage)', '대체재(substitute)' 차원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흡수원으로서 산림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흡수원이 나이가 50이 넘어가면서 점차 흡수 기능이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

7,80년대 황폐산림복구 차원으로 조림된 숲이 이제는 성숙기에 접어든 것이다. 수확기의 산림은 ‘저장고’로서의 역할은 충분하지만 흡수 기능은 젊은 숲에 비해 현격히 떨어진다. 따라서 수확기에 도달한 산림에서는 목재를 생산하고 그 자리에 신규조림을 하는 것은 흡수량 증진뿐만 아니라 타 산업, 건물 등 부문에서의 배출을 줄이는 것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다. 장수명 목재로 철강 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제품을 대체하면 궁극적으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게 되는 것이다. 즉, 산림에 저장된 탄소를 사회로 이동하는 ‘대체재’의 역할이다.

이러한 3S형 산림 관리를 '산림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선, 흡수원 관리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조림산업이 필요하다. 흡수 능력이 우수하면서도 기후변화에 강한 우수 종자 및 묘목을 생산하는 산업이 필요하다. 또, 기후변화에 따라 침엽수종의 쇠퇴와 아열대 수종의 진입이 우려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산림조성업’도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여기에, 유휴지 숲 조성, 훼손지 복원 등을 위해서는 ‘산림 생태복원 산업’도 임업적 차원에서 활성화돼야 한다.

‘저장고’인 산림은 물공급, 생태적 서식처, 산림 휴양 등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잘 가꾼 산림에서 나오는 다양한 생태서비스를 활용한 ‘서비스 임업’도 산업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도 ‘사유림에서 발생하는 공익적 가치를 합리적으로 평가하고, 이에 합당한 지원과 보상대책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저장고인 산림이 산불, 산사태, 병해충 등의 재해로 인해 배출원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는 ‘산림재해예방산업’도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 산림에서는 산불이 났을 때 1년 흡수량의 10배에 해당하는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번의 산불만으로도 탄소중립의 이행은 요원해질 수 있는 것이다.

‘대체재’차원의 산림 관리를 위해서는 소위 ‘목재산업’이 활성화돼야 한다. 국내 목재 수요의 대부분을 수입목재가 차지하는 상황에서 ‘국산목재시장’의 활성화는 매우 절실하다. 많은 산림이 조만간 수확기에 접어드는 상황을 고려해 국산목재의 생산 가공유통을 담당하는 국산목재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

이와 같은 산림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3S형 산림산업’이 다양한 탄소중립 정책과 연계하여 기술력, 수익성, 시장성 측면에서 활성화될 때 2050 탄소중립의 이행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우균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 교수·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장 leewk@korea.ac.kr

[필자 소개] 이우균 교수는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산림계획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1996년부터 고려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기후변화와 산림환경생태와의 연관성, 특히 탄소흡수원관리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진행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고려대 부설연구소인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의 원장으로서 환경 및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생태계물질순환 기초 과학과 기후환경회복탄력성 연구를 이끌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