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균의 토지기반 탄소중립]①기후변화 시대의 올바른 토지관리
[이우균의 토지기반 탄소중립]①기후변화 시대의 올바른 토지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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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2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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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가장 중요한 탄소흡수원...토지 없이 탄소중립 달성 불가능해
잘못된 토지관리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져...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25% 토지 이용으로 발생
우리나라 흡수원 관리 구분 불명확...토지 기반 산업으로 흡수원 관리해야
이우균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 교수
이우균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 교수

기후변화는 우리 인류가 해결해야 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과제가 됐다. ‘기후변화’가 인식의 단계라면 ‘기후 위기’는 경고의 단계다. 온실가스 배출과 흡수의 균형을 이뤄 순 배출을 0으로 하려는 최근의 ‘탄소중립’은 행동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인류에게 많은 편익을 가져다주는 2·3차 산업이 온실가스 배출원인데 비해, 식생이 있는 토지는 온실가스 흡수원으로 인정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산림지, 농경지, 초지, 습지, 정주지, 기타 토지 등을 탄소흡수원으로 보고, 이들을 ‘토지이용, 토지이용변화 및 임업(LULUCF: Land Use, Land Use Change and Forestry)’ 범주로 묶어 온실가스 산정체계에 포함하고 있다.

탄소흡수원은 기본적으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2)를 흡수하는 광합성을 통해 나무와 토양에 탄소(C)를 저장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 (IUCN: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의 2017년 보고에 따르면 지구의 산림 면적은 전체 육지 면적의 약 3분의 1 정도이며, 매년 약 26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9년 기준 국토의 63%를 차지하고 있는 산림에서 4,32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국가 총배출량(7억 140만 톤)의 약 6.2%를 차지하는 양이다.

그러나 잘못된 토지관리는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진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기후변화와 토지 특별 보고서’에서는 토지이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총배출량의 23%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IUCN에 따르면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25%가 토지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 기준 농경지에서 410만 톤, 습지에서 3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다.

IPCC에서는 토지 기반 흡수원 역할 없이는 탄소 중립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 배출원으로부터의 배출량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산림 등의 토지 기반 흡수원으로부터 배출량은 줄이고 흡수량을 늘려서 순 흡수량을 최대화해야 한다.

(자료 출처 :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2022. 2021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
(자료 출처 :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2022. 2021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

우리나라 2050 탄소중립 계획에서는 에너지, 산업, 건물, 수송, 폐기물, 농축수산 등의 배출원과 LULUCF 흡수원으로 구분해 ‘순 배출 영점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토지’ 측면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농축수산’과 ‘흡수원’ 부분이다.

농축수산은 1차 산업으로서 배출원으로 분류되지만, 농축수산의 생산 기반인 농지, 초지 등은 흡수원으로 구분되고 있다. 농축수산에서 ‘임업’이 빠진 것을 보면, 산림은 배출량 없는 100% 흡수원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임업을 흡수원 관리 산업으로 보지 않으면서 임업의 생산 기반인 산림자원을 흡수원 관리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즉, 흡수원을 산업으로 관리할 것인지 또는 자원으로 관리할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국제사회가 흡수원을 LULUCF라는 용어로 부르는 이유는 토지를 이용하고, 그 변화를 파악하면서 흡수원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고, 이에 따르면 산림지의 흡수원은 임업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 즉, 산림지, 농경지, 초지, 습지 등의 토지를 기반으로 하는 임업, 농업, 축산업, 수산업 등의 산업을 통해 흡수원을 관리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의 탄소중립 계획에서도 토지 기반의 산업을 통해 흡수원을 관리 방향이 정립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면적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산림과 농지는 소규모 필지 단위로 구분돼 있고, 그에 따라 산지 및 농지를 기반으로 하는 임업 및 농업은 소규모로 분산돼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규모를 갖춘 체계적인 흡수원 관리는 어렵기 마련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으로는 유역 및 경관단위로 흡수량 및 배출량을 분석하고, 행정적으로는 농림업의 일선 부처인 기초지자체 단위에서 토지 기반의 산업으로 흡수원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우균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 교수·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장 leewk@korea.ac.kr

[필자 소개] 이우균 교수는 독일 괴팅겐 대학에서 산림계획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1996년부터 고려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기후변화와 산림환경생태와의 연관성, 특히 탄소흡수원관리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진행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고려대 부설연구소인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의 원장으로서 환경 및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생태계물질순환 기초 과학과 기후환경회복탄력성 연구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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