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산단체 "식물성 단백질 '스테이크'·'소시지'란 용어 쓰지마"
유럽 축산단체 "식물성 단백질 '스테이크'·'소시지'란 용어 쓰지마"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0.10.27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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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은 진짜 육류 아님을 강조한 '이것은 스테이크가 아니다' 캠페인 론칭
'비건 스테이크' 같은 단어가 소비자 혼란 야기...식물성 대체육 고유 용어 만들어야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유럽 축산단체가 대체육의 육류 표기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축산전문매체 더피그사이트가 26일 보도했다.

유럽 농업협동조합협회(Copa and Cogeca)는 최근 대체육이 진짜 육류가 아님을 강조한 '이것은 스테이크가 아니다(ceci n’est pas un steak)' 캠페인을 유럽 전역에서 시작했다. '비건 스테이크'나 '비건 소시지', '비건 버거' 같은 대체육 제품을 육류 분류 용어로 인정하려는 유럽연합(EU) 의회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다.

비건을 위한 식물성 단백질 제품.
비건을 위한 식물성 단백질 제품.

EU 의회는 최근 '비건 버거'와 '비건 소시지' 등의 명칭을 인정하는 내용을 포함한 육류 분류 문제를 EU위원회에 위임하는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유럽 축산 단체는 관련 법안을 위원회에 떠넘기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진짜 육류가 아닌 대체육 제품에 전통적인 육류 제품를 의미하는 '스테이크'나 '소시지'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 오해를 부추겨 불공정한 시장을 만든다는 지적이다.

유럽 농업협동조합협회성명서에서 유럽 축산단체는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모두 관심이 있으며 비건을 위한 식물성 단백질 생산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통적인 육류와 유제품의 특징을 모방하는 식물성 대체제는 독자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치권 로비와 전통적인 육류 산업이 만든 고기에 대한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오는 마케팅이 아니라 식물성 대체제 산업이 갖는 근본적인 역할에 집중해 독자 용어를 만들라는 주장이다.

장피에르 플뢰리 유럽 농업협동조합협회 소고기 분야 특별 조사위원회 회장은 이번 캠페인에 대해 "유럽 축산 분야는 대체육 자체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전통적인 방식으로 동물성 단백질을 생산한 수백만 농민과 축산 분야 노동자들이 인정 받고 존중받기를 요구하는 것일 뿐"이라고 발했다.

그는 "이 문제는 분명한 '문화적 강탈'(cultural hijacking)로 일부 마케팅 업체는 새로운 제품으로 전혀 다른 기존 제품을 대체하는 것이 영양상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는다는 오해를 부추기면서 의도적으로 소비자들을 속이고 있다"며 "대체육 소비는 좋은 의도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또다른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제품의 특성과 동떨어진 '비건 스테이크' 같은  마케팅 용어를 허용하면 결국 통제 불능 상태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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